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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학록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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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는 “무지와 어두움의 낮은 곳에서 지혜와 빛의 높은 곳으로 올라감”을 개념화하여 메디치도서관을 설계하였다 한다. 

도서관이 갖는 상징적 공간구성과 함께, 인간이 지식을 쌓아가야 하는 이유를 함축적으로 보여 주는 메세지라 할 수 있다. 


학록도서관 프로젝트는 민간 기업이 군사교육기관에 건축물을 기증하는 것을 결심하면서 시작되었다. 초기에 체육관 건립과 도서관건립에 대한 논의가 양측에서 있었다가, 도서관을 지어서 기부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이루어졌다. 육체적 단련으로 전투력 향상을 이룬다고 하는 차원을 벗어나서, 지혜의 장소에서 지식 습득을 통하여 보다 더 경쟁력을 갖춘 군인을 양성한다는 것은 너무 훌륭한 발상이 아닐 수 없었다. 


기부자와 수혜기관이 좋은 결정을 한 프로젝트를 의뢰받았을 때, 나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좋은 의도의 도서관을 새롭게 해석하여 완성하는 일이 되어졌다. 우선, 미켈란젤로의 도서관에 대한 개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싶다는 욕구가 들었다. 지혜의 보고가 되어질 도서관에서 빛을 어떻게 상징적으로 보여 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계속 되어졌다. 또한, 도서관이 지어질 부지가 앞뒤로 2.4미터정도의 레벨차이가 나고 양쪽에서의 접근성이 모두 중요하다는 특성을 어떻게 건축적으로 끌어들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게다가, 단순히 책을 열람하는 기능만이 아닌 복합 문화시설로서의 현대적 도서관 역할을 공간화하고, 시네라이브러리라는 영상과 열람이 결합된 독특한 프로그램을 갖는 도서관이 되고 싶다는 기부자의 생각을 건축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이 세 가지의 주제가 결합되어져,

빛으로부터 영감을 받는 상징적 중심공간을 만들고, 2.4m 반 층의 차이에 의한 접근의 다양성을 스킵플로어의 형식으로 공간구조를 구성하여 수직적으로 순환 상승하는 연속성을 만들어내어, 영화의 필름이 연속적인 이미지를 선형의 시간 속에 투사하듯이, 외부의 자연과 중심부의 빛의 공간 사이로 연속된 공간의 흐름이 이어지는 구조의 도서관을 만들고자 하였다 . 카페테리아, 중앙홀을 거쳐 다양한 도서열람공간들을 순차적으로 만나는 구상을 하게 되었고, 공간의 흐름은 시네라이브러리를 거쳐 마지막 옥상으로 나왔을 때,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자연경관을 대함으로 완결되어지는 구조를 갖추었다. 이 도서관의 중앙홀은 가장 중요한 공간으로, 3개 층 높이로 비워져 다양한 프로그램들과 유연하게 결합되어지고, 천창으로부터 쏟아지는 빛과 조우하면서 지적 영감을 얻는 공간이 되고자 하였다. 단순히 책을 보는 공간이 아닌, 주변의 자연환경과 빛으로 충만한 상징적 중심공간과 결합시켜서 더 큰 공명을 만들어 내는 도서관이 되고자 하였다. 


계획안은 학교의 적극적 응원에 힘을 얻었고, 학교장은 지역주민들까지도 자유롭게 방문이 가능한 개방적 공간으로 사용되기를 제안해 주셨다. 도서관이라는 문화적 공간을 지역주민들과 공유하고자하는 군교육기관의 개방적 발상전환은 기부자만이 아니라 수혜자까지 감동적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게 하였다. 지역주민과의 시설공유에 대한 구체적 방안으로, 학교에서는 정문과 담장을 도서관 뒤로 후퇴시키기로 과감한 결정을 하게 되었고, 익산시와 협의하여 구체적 방안을 진행해 나가게 되었다.


시공과정에서는 ,한정된 공사비 예산 내에서 재료나 마감디테일을 수정해 가면서도, 좋은 작업을 끝까지 같이 완성해 나가겠다는 현장소장의 의지가 보태어지고, 기부자의 계획 관여 최소화, 사용자인 군교육기관의 적극적 도움을 통하여 최종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 도서관이 갖는 또 다른 중요한 의미는, 우리나라 국방의 핵심전력에 해당하는 전국의 8만 부사관들이 이 곳 학교에서 임관과 재교육을 받으면서 군사시설 내에도 이런 문화공간이 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 계기가 되어 질 수 있고, 보안과 통제가 엄격할 수밖에 없는 군사시설에서 지역주민들과 공유하는 건축물로 개방하여 상생을 이루고자 하는 상징적 사건이 될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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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위치 : 전북 익산시 낭산면 석천리

용도지역 : 계획관리지역 외 1

주요용도 : 교정및군사시설(도서관)

대지면적 : 4,178㎡

건축면적 : 1,114.87㎡

연 면 적 : 2,073.12㎡

건 폐 율 : 26.68%

용 적 률 : 46.05%

규   모 : 지상 3층, 지하 1층

구   조 : 철근콘크리트

설 계 자 : 이상대 / (주)스페이스연건축사사무소

시 공 자 : 금성건설(주)

건 축 주 : (주)풍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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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측주도로에서 바라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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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측정면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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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서측에서 바라본 도서관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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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녹지에서 바라본 도서관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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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내려다본 중앙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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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배경으로 열린 개방형열람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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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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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파노라마로 펼쳐진 옥상 휴게공간

심사평

일반적으로 우리들이 보아온 시립도서관, 학교도서관이 아닌 군 교육기관으로 지식 습득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군인을 양성하기 위해 건립되어진 것으로 민간 기업이 군사교육기관에 기증한 복합 문화시설로 갖춘 도서관이라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대지의 고저를 활용하여 스킵플로어 형식으로 공간구조를 만든 것, 중앙 홀을 높게 하여 천창에서 빛을 유입시켜 분위기를 상승시킨 것도 좋았다. 또한 영상과 열람이 결합된 독특한 프로그램을 갖는 시네라이브러리 공간을 둬 활용도가 배가 된 것 같다. 입면에서 보여진 외부마감의 큰 면은 무겁게 느껴지지 않고 간결한 멋을 낸다. 또한 자연을 배경으로 한 열린 개방형 열람 공간과 카페테리아는 책 읽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만들었다. 보안과 통제가 엄격한 군사시설에서 부사관들(군 교육자)과 지역주민의 접근이 가능하게 한 것과 지역주민들과 공유하는 문화시설로서 상생을 하고자 하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손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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