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2025 [일반분야] 꺼내진 시간 퇴적된 기억, 생태로 깨어나다.
본문
쌓고 버리고 다시 덮은 그 아래, 잊힌 기억들은 여 전히 남아있다. 난지도의 켜켜이 쌓인 쓰레기 층 은, 우리가 외면해 온 도시의 기억이자, 도시와 한 강 그리고 자연과의 경계였다. 과거의 층위를 가린 채 복원된 표면만 보여주는 현재의 회복 방식은 기 억을 지우고 단절을 만든다.
이 프로젝트 ‘꺼내진 시간’은 그 경계이자 기억을 드러내어 사람들과 마주하게 하고, 그 위에 자라 나는 생명과 흐름을 통해 회복이자 새로운 정화가 시작될 수 있다. 공원에서 천천히 내려가며 퇴적의 기록을 보고 식물과 토양의 변화를 실험하며, 회 복의 과정을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건축은 기억과 생명, 사람과 자연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된다. 과거의 흔적은 부정해야 할 폐기물이 아니라, 새로운 생태가 자라나는 기 회가 된다. 과거의 폐기물이 만든 단절의 땅을, 드 러냄과 관찰의 과정을 통해 미래의 생태와 사회를 잇는 공공의 장소로 전환한다.

심사평
- 이전글[일반분야] 기억의 경계, 치매마을 25.12.12
- 다음글[일반분야] 폐화력발전소 리노베이션 25.12.12

이 작품은 숨기기에 급급했던 난지도의 쓰레기층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알고는 있지만 마주하기 싫은 쓰레기층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그 속에 쌓인 시간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공간을 제안한다.
단순히 마주하는 데 그치지 않고, 쓰레기층의 회복과 생태적 복원 과정을 함께 보여주며 실제로 작동시켜, 미래 세대에 대한 현 세대의 책임감과 희망을 표현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과거의 쓰레기층은 현 세대에게 일상 박물관의 역할을 해줄 수도 있어 여러모로 흥미로운 시도라 할 수 있다.
다만, 전망대에 대한 고려를 줄이고 보다 적극적으로 쓰레기층에 집중하는 공간 배치와 프로그램을 구성했더라면 의미가 한층 더 강조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논의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 속에서 소외된 과거를 끌어내어 동시대적 감각으 로 재구성하려는 실험적 시도는 주제의식과 표현력 모두에서 설득력이 있었으며, 건축이 시간의 매개가 될 수 있음을 잘 보여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