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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세별 브루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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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별 브루어리
기계가 중심이 되는 공장건축의 인상은 대부분 불쾌하고 인간적 스케일을 압도한다는 선입견을 갖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 건설될 세별 브루어리는 건축이 만들어내는 공간과 장소를 통해 인간, 자연 그리고 기계들 사이에 의미 있는 소통과 아름다운 조화가 이루질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우리는 맥주공장을 디자인함에 있어 보여 지는 건축의 형태적 결과물에 집중하는 대신 자연의 재료를 가공하여 만드는 맥주의 제조과정을 건축적으로 해석하고자 하였다. 건축의 외피는 소나무 재질을 콘크리트의 물성 위에 프린트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자연의 맛을 추출하는 맥주의 제조과정을 닮은 건축으로 구현하고자 하였다.
세별 브루어리는 서울 북서쪽 파주시 교외에 위치하고 있다. 아름다운 숲에 둘러싸인 부지는 도심지를 벗어나 좁은 도로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 건축주는 이 건물이 제한된 예산 내에서 지역의 새로운 랜드 마크로 인식되길 원했으며, 방문객이 맥주 제조과정을 직접 체험하고 그 곳에서 제조된 맥주를 자연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였다.
자연과의 조화
이 단순한 형태를 지닌 건물의 외벽은 자연을 투영하는 외피인 동시에 공장으로서의 내부기능을 위한 주된 매개요소이다.
소나무 재질의 거친 외벽을 따라 진입구에 다다른 방문객은 정으로 쪼아진 콘크리트 입구를 지나 부드럽게 마감된 노출콘크리트로 이루어진 내부공간으로 들어서게 된다. 이와 같은 내 외부에 따른 질감의 순차적 전환은 콘크리트에 더해진 코발트색 염료로 인해 특별한 공간감을 자아낸다.
Facade
이 자연을 닮은 외벽은 수많은 목업 테스트를 통한 결과물로써 만들어졌다. 재질감과 색채를 결정하기 위해 우리가 고려해야하는 것은 디자인적 요소뿐만 아니라 시공방법에서의 특수성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외벽은 전체적으로 3개의 레이어로 구성되어 있고, 내부와 외부의 노출콘크리트 마감을 구현하기 위해 우리는 단열층을 두 개의 콘크리트층 사이에 두었다. 거푸집 해체시 외벽에 붙어있는 소나무껍질을 그대로 남겨두어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속성을 콘크리트면에 표현하고자 하였다. 콘크리트에 사용된 코발트 안료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색상이 소실되게 되며, 나무 질감의 외벽은 계절과 시간에 따른 태양광의 변화로 다양한 분위기의 반사광과 그림자를 만들게 된다.
Space
2개 층으로 이루어진 세별 브루어리의 평면은 거대한 스케일의 기계를 수용함과 동시에 방문자의 동선을 고려하여 구성되었다. 맥주 제조시설들은 모두 1층에 위치하며, 방문자의 견학 동선및 시음 동선은 1,2층을 관통하며 자리 잡고 있는 거대한 스케일의 기계공간을 둘러싸고 있다. 견학 및 시음 프로그램은 외부의 정원과 2층의 테라스, 중정까지 연장되며 자연-기계-자연의 순환을 하나로 연결하는 동선의 흐름 속에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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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위치 : 경기 파주시 월롱면 위전리 44-71
용도지역 : 계획관리지역
주요용도 : 공장
대지면적 : 3,723㎡
건축면적 : 1,327.20㎡
연 면 적 : 2,279.20㎡
건 폐 율 : 35.649%
용 적 률 : 59.696%
규 모 : 지하1층, 지상2층
구 조 : 철근콘크리트
설 계 자 : 상대정 / (주)와이케이에이치건축사사무소
시 공 사 : 도시건축종합건설(주)
건 축 주 : (주)세별비엔에프
1층 내부
1층 내부
2층 내부
2층 내부
계단
전면 테라스
정면
대부분의 현장심사기간 동안 많은 빗속에 진행되었으나 마지막 날 오후 모처럼의 맑은 날씨에 도착한 파주 북서쪽 교외에 위치한 세별 브루어리는 대부분의 공장건축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여 건축이라는 공간속에 인간과 자연과 기계들 사이에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기위해 자연을 닮은 건축을 구현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역력했다. 건축의 외피를 낙엽송을 반으로 직접 켜서 코발트블루 색상의 노출콘크리트 중단열 노출콘크리트구조로 구현하여 거친 외피공간과 단순하게 절제된 내피공간이 서로 어우러지도록 구현하였으나 질감이 갖는 재료의 색상으로 인해 맑은 날인데도 불구하고 내부공간이 다소 어두워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건축당시 맥주제조공장으로서의 용도가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됨으로서 계획된 건축구도가 실현되지 못하고 어정쩡한 용도로 이용됨으로써 합목적성이 퇴색되고 있는 결과가 다소 아쉬웠다.(신만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