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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일반주거부문] 구기동 125-1 공동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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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터는 남동쪽에 도로를 면하고 북한산 능선의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고향을 떠나 먼 타국에서 삶을 영위하는 외국인 학교 선생님들의 공동주택이다. 계획은 거주공간 안에서 직장동료이며 이웃 간의 관계가 어떠한 사회적 관계로 연결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하였다.
전용면적 기준으로 설명되는 부동산 가치만 중시되는 지극히 단순한 거주공간이 아닌 내, 외부의 풍부한 사이 공간으로 도시에 대응하며 이웃 간의 관계를 섬세하게 조율하고자 한다.
공동주택 특히 아파트에서 발코니는 바깥 공기를 접하는 공간으로 1960년대부터 아파트가 보급되며 환기와 채광, 대피 공간 등의 기능에 장독 보관, 세탁물 건조와 같은 거주자의 생활보조 공간으로도 활용되었다. 현재는 확장형 발코니라는 이름으로 발코니의 실내공간 전용이 허용되고 건설사의 분양가 상승을 유도하기 위한 꼼수로 현재 아파트에서 자신만의 발코니를 확보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발코니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고 아래 집의 차양 역할을 하며 세대 각자가 점유할 수 있는 실외의 개념으로 휴식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일종의 마당을 돌려주고자 한다. ㄱ 자의 깊숙하게 들여놓은 내밀한 발코니는 일정폭을 확보해 다양한 활동을 유도하며 실내와의 경계를 투명한 창으로 연결하여 더욱 넓은 공간감과 깊이감을 주고자 하였다.
사방으로 열려있는 집터에 순응하며 각각의 유닛이 모여 이루어진 ㄱ자 형상으로 안쪽으로는 다양한 활동들을 담을 수 있는 내향적인 1층 마당과 층별 가든을 품고 있다. 마당으로 열린 복도, 층별 가든 등에서의 우연한 마주침으로 거주자들의 교류와 소통이 일어날 수 있는 골목길 같은 공간을 만들고자 하였다. 조금은 길고 느린 진입 동선을 통해 주택 안에서의 풍부한 여정이 담기길 기대한다.
세대 내로 관입된 발코니 – 거실 – 바람과 빛을 내부 깊숙한 곳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보이드 - 복도 – 마당으로 연결되는 공간의 연속성과 시각적 투명성으로 이웃 간의 삶의 공유를 유도하고자 한다.
조금은 불편할 수 있는 시선, 구수한 밥 짓는 냄새, 정겨운 소리 등 많을 것을 건축 안에서 공유하며 어색한 시간이 지나면 동료이자 이웃으로 조금 더 친밀하고 정겨운 이웃사촌이 만들어 질 것이다.
자그마한 화단을 지닌 모서리의 출입구와 로비를 지나 1층 로비로 연결되는 진입 공간은 동선 흐름과 천장고에 다양한 변화를 준 전이공간으로서 필요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담을 수 있게 고려하였다.
15세대의 싱글유닛, 10세대의 더블유닛, 총 25세대, 위치별 총 8개의 세분화된 타입의 다양한 유닛을 담고 있다. 기본 유닛이 모여 건물의 형상과 정체성을 형성하고 위치에 따라 각 유닛의 레이아웃을 부분 변경하여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과 도시 공간의 조망을 담고자 하였다. 가까운 동네풍경이 만드는 근경과 북한산 자락의 다양한 원경을 담을 수 있는 창의 위치 및 크기를 세심하게 조절하였다. 조적벽을 유닛 내부까지 연장시켜 재료의 연속성과 질감을 눈으로 보고 경험하게 하고 싶었다.
대지경계선에 맞춰 대로변 공공보도의 확장을 통해 버스 정류장이 있는 담장 밖의 공간을 돌려주었다. 도시와 마을, 자연 속에서 열려있는 모서리 대지의 특성을 고려하여 콘크리트 U블록으로 구축된 벽의 질감과 시간이 만드는 빛의 변화를 공유하고 로켓향나무 등의 식재를 통해 담장 너머 동네의 풍경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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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위치 : 서울 종로구 구기동 125-1
용도지역 : 도시지역
주요용도 : 공동주택 (25세대)
대지면적 : 1,106㎡
건축면적 : 561.71㎡
연 면 적 : 2,957.9㎡
건 폐 율 : 50.79%
용 적 률 : 195.5%
규 모 : 지하1층, 지상6층
구 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설 계 자 : 김태집 / ㈜간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시 공 자 : ㈜웰크론한텍
건 축 주 : 재단법인코리아 외국인학교재단
사진작가 : 신경섭
전면부 석경
모서리 전경
진출입구
마당
로비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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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은 우리의 공동체로서의 생활방식과 가로경관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프로젝트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공동주택프로젝트가 사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아지는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고 보여 진다. 구기동125-1 프로젝트는 이런 관점에서 진일보한 시도를 하였다고 보여 진다. 가로경관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반복성이라는 주거의 기본언어를 바탕으로, 깊이감을 갖는 발코니와 결합이 되어짐으로써 풍부한 도시가로경관을 만들어내고 있다. 발코니확장에 의해 획일화된 경관을 드러내는 대부분의 공동주택프로젝트와 차별화되어지는 점이다. 이러한 노력은 대로에서 감추어진 내부마당에서 다른 방식으로 공동체의 모습을 담고 있다. 복도와 골목길은 다른 지향점을 갖는다. 복도가 단순한 동선의 의미를 담고 있다면, 골목길은 같이 살아가는 이웃과의 관계를 만들어낸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각자의 집으로 가는 경로에는 각자의 삶이 슬쩍 외부와 관계를 맺는 골목길의 즐거움이 묻어난다. 싱글유닛과 더블유닛으로 8개의 세분화된 유닛의 조합은 합리적 가변성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변형되어져 보인다. 특히, 주거공간에서 외부와의 중간영역을 만들어내는 발코니는 사선의 대지경계를 잘 이용함으로써 깊이감의 변화가 생겨나오며, 내부 깊숙이까지 들어오는 발코니는 단독주거에서 보여 지는 자그마한 마당과 마주하는 것과 같은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거기에 더해서, 붉은 시멘트벽돌은 현대적 감각으로 입면화 되고, 난간의 디테일까지 세심하게 디자인되어짐으로써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한층 더 끌어올리고 있다. 구기동125-1 공동주택프로젝트는 지금까지의 공동주거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하여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의미 있는 제시어를 던져줌으로써 일반주거 대상을 받기에 손색이 없는 작품이라 평가한다.(이상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