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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지평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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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으로 낮아져 지평선 속으로 스며들다
땅 아래 펼쳐지는 지형과 빛을 통해 연약한 인간의 삶이 엿보이도록 할 수 있지 않을까? 콘크리트 벽체로 그어진 선과 찢어진 지붕면을 통해 드러내는 따사로운 빛은 거친 바다와 바람과 맞서기보다는 차라리 땅속으로 낮게 스며들어 나를 낮추고 자연을 경이롭게 바라보겠다는 겸손함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기존의 지형과 식생을 존중하고 인위적으로 변형되어온 부분을 치유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렇게 치유 복원된 지형을 틀로 하여 틈새를 만들었다. 그 틈새는 그곳에 살고 방문하여 지낼 사람들 뿐 아니라, 지나가는 이웃들에게도 평온함과 안식을 주고 자연의 자연과 주변이 돋보이도록 해주는 건축적 제안이다. 땅을 부분적으로 깎고 스스로를 낮추며 복잡한 등고를 따라 그 속으로 스며드는 방법은 틈새들을 통한 자연과의 교감과 체험을 더욱 적나라하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제안은 '땅 집'과 혹은 꺾인 지붕 집이나 마을집 등과 유사하나, 이 곳 땅의 형상은 훨씬 주변의 경관, 찻길 등과 더불어 복잡할 뿐만 아니라, 사용적 측면에서의 프로그램 또한 상당히 복잡한 편이다. 이곳에 거주하며 이곳을 지키실 어머니와 여러 방방곡곡에서 찾아올 손님들 그들을 위한 숙소는 특별한 곳이어야 할텐데... 그 특별함은 그 주변을 돌아다볼 여유와 소박함이었으면 한다. 이렇게 나 자신을 돌아도 볼 수 있는 소박함 속의 여유는 이 땅이 이미 가지고 있는 천혜의 아름다움을 드러내 줄, 단순한 기하학적 선들과 그 틈들을 통해 더욱 짙게 인지케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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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위치 : 경남 거제시 사등면 가조로 917
용도지역 : 자연환경보전지역, 수산자원보호구역
주요용도 : 단독주택, 게스트 하우스
대지면적 : 3,270㎡
건축면적 : 454㎡
연 면 적 : 454㎡
건 폐 율 : 13.90%
구 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설 계 자 : 조병수 / (주)비씨에치오건축사사무소
시 공 사 : (주)채헌종합건설
건 축 주 : 박정
사진작가 : Sergio Pirrone, 박영태
게스트하우스 외부 경관
게스트하우스 진입 뷰
게스트하우스 진입부
내부 중정
침실
워터치핑 디테일
전경
지평집 전체 조감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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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낮추고 자연을 경이롭게 바라보겠다는 겸손함의 의지를 보여주는 지평집은 거제의 한적한 바닷가에 위치하여 주변지형에 순응하여 바다를 향해 건축물의 일부만 살짝 드러내 보이도록 함으로써 불특정 다수의 이용자에게 주변을 돌아다 볼 여유와 입지적인 특성에 따른 천혜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계획한 것이 특징이다. 노출콘크리트 면을 새로운 방식으로 디자인하고 주변 야생화를 활용한 조경처리 등이 우수하여 펜션 이용자들의 예약이 넘쳐난다는 건축주의 투념이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신만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