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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사회공공부문] 국립익산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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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익산박물관은 세계문화유산인 익산미륵사지터에 건립되는 국립박물관이다. 박물관 설계 프로세스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미륵사지 ‘터’ 자체의 가치를 다시 발견하고, 이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법을 찾는 과정이었다.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되 공간 스스로를 극도로 낮추고 감추는 방법을 통해 흔적을 발견하는 공간, 시간을 찾아들어가는 공간, 역사의 시간과 만나는 공간, 시간의 켜가 겹쳐진 공간을 구현하고자 하였다.

건립대지는 익산미륵사지 서측 유물전시관을 포함하는 삼각형의 대지이다. 대상지의 남측은 익산시의 미륵사지관광지 개발계획 및 지방도 722호선 노선변경이 예정되어 있었다. 미륵사지, 유물전시관, 미륵사지관광지와의 유기적인 진출입동선 등을 연계한 종합적인 계획이 요구되는 대지이다. 
 
익산 미륵사지터는 남아있는 두 개의 석탑과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용화산, 남측 연못,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박물관이 건축된 이후에도 세계문화유산의 주인공인 미륵사지 ‘터’ 자체의 아름다움이 건축물과 조화를 이루며 일체화된 경관으로서 읽혀지고자 주요한 건축전략을 ‘보이지 않는 박물관’으로 설정하였다.
주변경관과 일체화된 박물관으로서의 의미를 공고히 하기 위해 건축물의 외형은 높이를 낮추어야 하는 필연적인 요구사항을 수용하는 기능적인 해법과 함께 용화산 남쪽 좌우 능선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미륵사지터의 공간구조를 담아내고자 했다. 높은 층고를 필요로 하는 전시실 공간과 기능공간을 좌우로 배치하고 입구에 다다르는 경사로 길을 건축물의 중앙에 배치함으로써, 일주문을 통과해 마음을 정화시키며 진리의 세계에 다다르는 일반적인 사찰의 진입방식을 도입함으로서 역사의 정수를 마주하기 전에 미륵사지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며 걷는 과정을 건축에 도입하고자 했다.

TIME ROOF, TIME LOOP
박물관은 미륵사지와 마주한 동측의 램프를 통해서 해발 35미터 레벨의 지하 1층까지 경사진 길을 따라 주진입구에 이르게 된다. 경사로의 남쪽지붕은 진입레벨에서 해발 44미터로 완만하게 상승하며 미륵사지 전체를 조망하는 전망대에 이르게 된다.
풍경으로서의 건축, 자연스럽게 길을 따라 내부로 접근하는 과정과 전시를 체험하고, 지붕에 올라 미륵사지터를 바라보며 과거의 영화로운 미륵사지의 모습을 상상해보는 연속적인 여정을 통해 관람자에게 역사의 시간을 발굴하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비어있으나 가득찬 공간,
역사를 발굴하는 시간광산, 국립익산박물관
박물관 내부의 전시를 보고 난 후에 박물관 입구를 나서서 경사로를 지나 잔디가 푸르른 지붕을 오르며 천천히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는 여정까지 마치면 전시순로가 완성된다. 박물관 북측 지붕 전망대는 미륵사지 전체를 한눈에 굽어볼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지금은 비어있지만 이야기로 가득차 있는 백제 역사속의 미륵사지와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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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위치 : 전북 익산시 금마면 기양리 104-1

​용도지역 : 자연환경보전지역, 국가지정문화재구역접도구역, 문화재보존영향검토대상구역

​주요용도 : 문화 및 집회시설

​대지면적 : 39,695.00㎡

​건축면적 : 4,017.16㎡(국립익산박물관) / 6,241.39㎡(국립익산박물관+기존유물전시관)

​연 면 적 : 7,499.69㎡(국립익산박물관) / 10,346.89㎡(국립익산박물관+기존유물전시관)

​건 폐 율 : 10.12%(국립익산박물관) / 15.72%(국립익산박물관+기존유물전시관)

​용 적 률 : 2.69%(국립익산박물관) / 9.86%(국립익산박물관+기존유물전시관)

​규    모 : 지하 2층, 지상 1층

​구    조 : 철근콘크리트

​설 계 자 : 조영돈 / (주)유선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이길환 / (주)길종합건축사사무소이엔지

​시 공 사 : 선혜종합건설(주)

​건 축 주 :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

​사진작가 : 윤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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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LECTING POOL 옥외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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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LECTING P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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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측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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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서측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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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공용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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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진입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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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큰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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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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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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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실

심사평

땅이 가지고 있는 기운이 있다. 도시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이러한 기운(분위기)이 너른 공간에서는 쉽게 다가오기도 한다. 익산 미륵사지는 자랑스러움과 아픔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문화재이다. 이러한 관심이 많은 대지의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하는 것은 설계자에게는 행운일 것이다. 미륵사지를 압도하지 않기 위해서 박물관은 땅으로 그 모습을 감추기로 한다. 문제는 어떻게 파고 들어갈 것이고 지하공간의 불리함을 지혜롭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것인가 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박물관은 철저하게 조연으로서의 역할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모습은 감추고 지붕은 풀을 덮어쓰고 1500년 전에 그러하였듯이 자연의 모습으로 남아있게 되었다. 좋은 결정이었고 그 결과도 성공적이었다. 박물관의 입구는 과거의 시간으로 안내하기 위해서 긴 경사진 진입로로 연결되어 자연스럽게 지하로 연결된다. 실내는 지하공간임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적절한 자연채광과 선큰 가든으로 연계되어 쾌적한 실내공간을 조성하였다. 관람을 마친 방문자는 옥상으로 안내되어 미륵사지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다. 다소 지루한 진입로의 경관, 평이한 전시공간의 연출 등 소규모 박물관임을 고려하더라도 아쉬움은 있으나 역사적인 대지에서 건축이 지녀야할 겸손함에 대한 성공적인 선례를 만들어 내었기에 본상을 수상하게 되었다.(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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