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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주택부문] 지산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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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동 돌집
지산 돌집은 무등산 국립공원과 광주 도심의 경계면에 위치한다. 혼재된 가로경관과 협소한 부지면적이
라는 제약조건이 있었지만, 이 집의 외관과 내부공간이 자아내는 높은 몰입감은 완연한 주거 영역으로서
의 지향점을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외식 사업체를 운영하는 클라이언트 부부는 이 집에서 일상을 공유하되 각자의 일과 취미를 구현할
수 있도록 몇몇 부가 기능을 요구함과 동시에 거주의 안정감이 지켜질 수 있도록 공고한 집의 경계성을
원하였다. 이를 위해 느슨한 경계, 유연한 개입, 경관의 일부로서의 집이라는 설계적 전략으로 공간을
구체화해 나가기 시작하였다.
느슨한 경계
스킵 플로어를 활용한 높이 변화로 거실 공간의 개방감을 확보하고 동선 측면에서 층간 이동의 부담을 줄이고자 하였다. 안방이나 화장실 정도를 제외한 여타 공간들의 경계면을 투명한 유리 개구부로 두거 나 아예 구획하지 않는 방식을 취하여 추후 공간의 사용 목적과 행태에 따라 구획이 진행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이를테면 느슨한 경계를 추구함으로 써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자 함이다.
유연한 개입
계단을 중심으로 하는 공간의 분할과 병합이 중요한 계획적 전제였다. 1층과 2층, 2층과 3층, 3층 이상의 구간으로 나누어 기능과 형태, 진행 방향이 변화하는 계단으로 디자인하였다.
1층 전실에서는 투명한 유리 난간으로 실내의 소재감 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였다. 2, 3층 구간에서는 수납공 간, 소파, 화장실 경계벽의 기능을 겸하는 가구식 구조 를, 3층 이상의 층에서는 리듬감 있는 현(絃)의 디자인 을 지닌 열린 벽으로 적용하여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설계하였다.
경관의 일부로서의 집
외벽의 주 마감은 원재료의 가공을 최소화한 부정형의 파주석을 정성스레 쌓아 올려 만들어졌다. 이 석재
외벽에 맞닿아 공지로 내어준 2m 폭의 보행 구간은 콘크리트 폴리싱으로 마감하여 별도의 담장 없이 집의
경계를 인식할 수 있게 하였고, 도로 위의 차량 운전자들은 도심과 자연의 경계에 선 이 집을 이정표로
인식하기를 바랐다. 외벽에 설치된 각기 다른 크기와 위치의 개구부들은 의도적으로 무질서하게 배치하여
단단하고 거친 석재 장벽에서 오는 중량감을 상쇄시키고자 하였다. 상부로 갈수록 표면적이 넓어지는 창호와
옥상의 캐노피 구조는 원경의 무등산과 시각적 관계 맺기가 반영된 결과이다.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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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상 「지산돌집」은 단독주택이다. 단독주택은 심사과정에서 가장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곤 한다. 건축적으로 훌륭하다고 해도 개인 또는 한 가족 만을 위한 성취에 상을 줄 이유에 모두의 동의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산돌집은 광주 시내에서 무등산으로 이어지는 가로에 면해 도시형 단독주택의 한 유형으로서 성취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건축물이 하나의 유형으로 인식된다는 것은 추상적 보편성과 개별적 구체성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가로에 면해 4층 높이의 단정한 입면과 균형 잡힌 자연스러운 개구부는 건강한 도시건축으로서 부족함이 없다. 저층부 60mm 두께의 파주석 마감이 풍요로움과 함께 거주공간의 감각을 대변한다. 넓지 않은 3각형 형태의 평면은 흔히 동적공간이 되기 쉽고 주거공간의 정온함과는 거리가 멀어질 위험에 빠지기 쉬운데 높은 수준의 공간 조율로 걱정을 기우에 그치게 한다. 1층에 마련된 작은 주방은 외식업을 하는 주인의 새로운 레시피 개발공간이다. 일과 거주가 복합된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도시주거의 탁월한 예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