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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명동예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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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흔적과 문화의 빛
2004년 겨울 추운 주말에 찾은 명동 옛 국립극장은 주변의 소란스러움에 둘러 싸여, 조용히 그 자태를 감추고 있었다. 한 때는 연극인들의 꿈의 무대였던 이곳이 객석부분은 콘크리트 슬라브로 채워지고 잡다한 인테리어로 치장된 사무실 건물로 용도 변경되어 1930년대의 외관과 전혀 관계가 지어지지 않는 내부공간으로 부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70년대 초 청년문화의 중심이었던 명동은 90년대 압구정동에 밀려 쇠락하다 해외 여행객의 증가로 다시 활기를 찾았다. 그러나 명동은 상업성이 강한 소비거리로 변했고 균형감을 상실한 채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었다. 치솟는 땅값과 높아만 가는 소비성향이 어우러져 헐리고 고층상업시설로 바뀔 위기에 처해있던 명동 옛 국립극장은 명동상가번영회를 중심으로 한 옛 국립극장 살리기 운동으로 인해 다행스럽게도 문화체육관광부가 다시 매입하게 되면서 그 외관을 보존할 수 있게 되었다. 옛 극장으로의 기능변경을 주제로 현상공모가 시행되었고 2004년 한 겨울 우리는 밤을 지새며 아이디어를 발전 시켜 나갔다.
외벽은 복원하고 보수하면 어느 정도 치유가 가능하겠지만 내부 구조를 털어내고 들어설 새 공연장은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지금의 젊음과 명동의 상업성이 결합된, 가슴을 설레게 하는 에너지와 욕구를 끌어들여 문화적인 감성의 빛으로 전환시키면 어떨까… “거리에 어둠이 내리고 무대의 막이 오르면” 명동예술극장은 문화의 빛으로 다시 태어나 명동의 새 중심으로 환하게 피어 오르게 된다.
공간구성에 있어서는 로비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객석의 주진입을 2층으로 들어 올렸다. 1층은 외부사람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로비 등을 두고 2층, 3층의 홀 공간도 작지만 전시가 가능한 다용도로 계획하였다. 좌석은 2개의 발코니를 포함하여 558석을 확보하였고 좌석과 무대간의 거리를 최대한 가깝게 하여 중극장의 큰 장점인 관객과의 소통, 친밀감을 극대화 하였으며, 무대장치와 음향은 연극의 최적조건으로 계획하였다.
명동 옛 국립극장 복원사업은 단순한 복원보존의 의미를 뛰어 넘는다. 과거 문화의 중심이었던 명동을 그리워하는 예술인과 명동 상인, 그리고 시민들의 추억이 담긴 도시적, 건축적, 문화적 공간의 재탄생이라는 의미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문화부와 명동상가번영회의 노력이 사라질 뻔한 역사의 흔적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시켰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지닌다. 명동예술극장의 준공으로 다시금 명동문화의 새로운 장이 시작되고, 예술의 꽃으로 피어 오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대지위치 :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1가 54 외 3필지
주요용도 : 문화 및 집회시설
대지면적 : 1,795.71m2
건축면적 : 1,286.53m2
연면적 : 4,923.13m2
건폐율 : 71.64m2
용적률 : 206.39m2
규모 : 지상 5층 지하 2층
구조 : 철골, 철근콘크리트
설계담당 : (주)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시공사 : 한일건설주식회사
건축주 : 문화체육관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