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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게스트하우스 리븐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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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異國)적 건축
이국적 건축이란 무엇일까. 2002년 하반기부터 양평과 청평 등 가평일대에는 북한강을 따라 전원주택과 펜션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본가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중세 유럽과 식민지 시절 미국 건축을 흉내내기 시작했다. 이들은 동화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건축적 취향으로 가평을 과거 웨스턴으로 재건하고, 유럽적 장소로 건설하기를 희망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자본가들에 의해 착상된 가평의 이국적 건축코드는 이제 우리에게는 친숙한 문화(?)가 된지 오래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이국적 정서는 친숙함을 전제로 하지 않으며, 낯설음과 호기심을 동력으로 삼기 때문이다. 그래서 채 10여년도 되기 전에 가평은 이국적 건축의 경연장에서 유효기간이 지난 미니어쳐로 폐기되고 있다. 나는 다시 묻고 싶다. 지속가능한 이국적 건축은 무엇인가.
이국(異國)의 설치효과
현대 미술은 철학과 문학적 미감과 함께 실생활에 활력과 대안적 담론을 제시해 왔다. 특히 설치(installation)미술은 구축물에 표현된 예술적 가치는 물론, 설치효과를 통해 새롭게 그 위치를 굳건히 하였다. 만약, 설치(installation)가 비실용적 구축물에 지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왜 설치가 필요하겠는가. 바로 설치 효과 때문이다. 정지된 피사체인 조각과는 달리 설치를 통해 관람자는 피사체 내부에서 자신의 시각을 설치한다. 이국적 감각의 발화지점은 여기에 있다. 조각의 몸 안으로 들어가 밖을 살피는 것. 가평의 이국적인 건축을 향해 리븐델이 던지는 발상은 내부화된 건축의 공간 안에서 실재하는 이국적 환경을 설치하는 것이다. 외부환경(건축)안에서 공간은 캠버스이고 그 조직안에서 강과 산, 그리고 하늘은 설치된다. 친숙했던 환경이 이안에서는 유리알처럼 해체되고 새로운 이국적 경험이 된다. 그래서 리븐델은 다분히 설치효과를 기대하는 설치(installation) 그 자체이다.
게스트 하우스 리븐델
리븐델은 양식주의에 의존한 건축이 갖는 한계, 즉 원본에 의존하여야 하는 형식과 가치, 제한적 유통기간을 폐기한다. 그리고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이국적 낭만을 재생산한다. 새로운 프로그램이란, 소유자와 점유자인 게스트와의 관계를 역설적으로 보는 공간 구조에 있다. 점유자인 게스트는 전체 공간에서 심장부를 점유한다. 내부에서 별도의 동선으로 구획된 소유자의 공간은 손님들을 조력하기 위함이다. 리븐델의 동맥인 내부화된 중정은 강과 산, 그리고 하늘이 설치된 각각의 공간으로 손님들을 견인한다. 손님을 위한 마스터룸 또한 거대한 카메라로 고안되었으며 환경의 변화에 지속적으로 반응한다. 일출이 설치된 거실은 묵직한 콘크리트 그늘아래서 즐길 수 있다. 북한강이 설치된 수영장, 강가의 지형이 복원된 옥상은 리븐델이 북한강에 놓여진 거대한 강자갈로 설치되었음을 보여준다. 반딧불, 땅과 하늘이 이 강자갈 위에 설치되고 사람들은 그 안에서 새로운 이국의 아침을 맞이 한다.
건축물주소 :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 21번지
용도지역 : 계획관리지역
주용도 : 단독주택
대지면적 : 3,353㎡
건축면적 : 723.05㎡
연면적 : 955.89㎡
건폐율 : 21.56%
용적률 : 23.94%
규모 : 지하 1층, 지상2층
구조 : 철근콘크리트
설계담당 : 곽희수, 최기선, 김민아
시공사 : (주)제효
건축주 : 김형종
심사평
- 다음글라테라스 한남 21.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