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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함안 가르멜의 모후 수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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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행

가르멜의 모후 수도원은 봉쇄수도원으로 25여분의 수녀님들이 수도생활을 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의 수녀님들은 오직 기도를 위해 일생을 이곳에서 보내게 된다. 이 봉쇄수도원은 자급자족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수도원 주변의 넓은 장원은 논, 밭, 과수원과 연못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곳에서 각종 곡물 들을 수확하여 거의 모든 음식을 자급자족하고 있다. 기도의 시간이외에 모든 시간들이 농사를 위한 힘든 노동의 시간들이다.

봉쇄구역내에서의 생활은 극히 제한적이다. 기도와 노동, 그리고 묵상의 수도원 생활은 매우 힘들고 단조로운 일상이다. 식사시간을 제외하고 수녀님들의 대화는 거의 없다. 기도와 노동의 시간이 반복될 뿐이다. 수녀님들은 힘든 고행의 시간을 견뎌내어야 한다.

수도원은 기도와 생활공간이 주가 되는 본동과 농사를 위한 창고동으로 구분되어 있다. 자급자족을 위해서는 이 창고동의 기능이 매우 중요하다. 창고동은 다양한 기능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곡물창고, 방앗간, 목공실, 농기구 보관창고, 땔감보관창고, 온돌방과 자동차수리고, 그리고 저온냉장고, 탈곡, 제빵, 세척을 할 수 있는 장소들이 있다.

침묵

수도원 본동은 오직 기도를 위한 침묵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도원은 크게 세 개의 공간으로 구획되어 있다. 성당을 중심으로 한 기도의 공간, 수도생활을 위한 생활공간, 극히 제한적인 접견공간 들이다. 접견공간을 제외한 거의 모든 공간은 수녀님들과 외부인이 엄격히 구분되도록 봉쇄되어있다. 서로 대화하지 못하며, 또한 가능한 서로 보이지 않게 시야가 차단되어 있고, 봉쇄구역내로 통하는 모든 동선 또한 단절되어 있다.

이 엄격한 공간들을 구획하기 위해 두 개의 중정을 두었다. 주출입구 쪽에 있는 크기가 작은 중정은 기도의 공간과 접견공간을 구획하고, 크기가 조금 더 큰 중정은 봉쇄구역내에 있어 다른 영역과 구별하게 되어 수녀님들의 침실인 수방과 식당이 중심이 된 생활공간 속에서 수녀님들 만의 공간으로 구별되어 있다.

봉쇄된 수도원이지만 수도원내부에서는 수녀님들이 가능한 공간들을 자유롭게 배회할 수 있게 하였다. 중정을 중심으로 둘러 싸여진 복도는 혼자만의 묵상을 위한 동선이기도 하다. 두개의 중정은 “ㅁ” 자 형의 복도로 연결되어 있다. 4면의 복도는 각 변 마다 다른 분위기로 이루어져 있다. 중정 또한 4면이 다른 입면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각각의 복도에서 보이는 창밖의 모습 또한 다르다. 이는 침묵의 공간에서 수녀님들이 느낄 수 있는 조금의 즐거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