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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동네가게 녹슨(NOX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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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건축을 통한 지역재생의 가능성

노후화된 동네에 들어서게 되는 가족들이 함께 운영하는 작은 동네가게가 지역을 재활성화 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를 희망하고 가족들과 이 지역의 시간을 온전히 담아내어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어지는 장소가 되어주기를 희망한다.


582-장소

이곳은 역사적으로 많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582년전 대지 주변에는 울주군 치소가 있었고 동헌도 있다. 경제개발 시기에는 가장 상업적으로 번창 곳이지만 근처에는 홍등가도 있었다. 대지 바로 앞에는 오래된 옥골샘이라는 우물이 남아 있지만 지금은 구도심으로 전략해 구청이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였으나 사람들의 발길이 드물다.


젠트리피케이션 – 가족 가게

큰딸은 대지 주변 문화의 거리에서 작은 아트샵을 운영하고 있었다. 노후화된 구도심을 살리겠다고 도시재생의 명목으로 정부에서 많은 예산을 투입하면서 거리를 리모델링하기 시작하였다. 그 과정 속에서 건물주와 많은 갈등을 빚게 되고 임대료 상승으로 인하여 새로운 가게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남편은 울산의 대표자동차 회사에서 평생 일을 하였으며 정년을 앞두고 있다. 이제 무엇을 하면서 삶의 의미를 찾아 갈지 고민이다. 건축주는 어린이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다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시간 – 사람 

건축주가 가장 먼저 요청한 것은 건축물에 시간을 담고자 하였다. 설계를 맡아 수차례 현장을 방문하면서 차츰 깨닫게 된 것은 단순히 과거의 시간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 미래의 시간을 담아 방문하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건축물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었다. 나아가 이 동네의 작은 건축물 하나가 노후화된 지역의 모습을 바꾸고 활성화하는 도시재생의 살아 있는 의미가 되었으면 한다.


구성 – 제안

작은 대지의 작은 건축물이라서 공간을 수직적으로 구성하였다. 1층은 열린 바리스타 영역으로 큰딸의 재능인 아트샵과 작은딸의 베이커리 공간을 겸할 수 있도록 하였고 2층과 3층은 매장으로 구성하였다. 루프탑은 구도심의 풍경을 하나의 그림처럼 담고자 하였다. 수직적으로 구성하는 방식은 단순히 적층하는 방식이 아니라 순환하면서 지그재그로 적층되어지도록 하였다. 이렇게 적층된 수직적 공간과 외피 벽 사이에는 중첩을 통한 다양한 공간이 형성되었다. 수직적으로 이동하는 계단은 외부계단으로 하여 내부공간과 건축물로부터 분리된 외피 벽 사이에 배치시켜 건축물을 순환하면서 이동하도록 하였다. 주변에 주택이 많아서 상업적 건축이 주변을 방해하지 않도록 건축물의 외피를 분리하고 적층된 내부공간의 영역이 없어지도록 만들고자 하였다. 동네 골목에서 이 건축물을 인식하고 내부로 이동하면서 다양한 시간의 변화를 느끼게 될 것이다.


1층에는 건축물과 외피 벽 사이에 수공간을 만들어 옥골샘 우물이 가지는 장소성을 반영하고자 하였으며 소리를 공간에 담고자 하였다. 모든 층의 사이공간과 내부공간에서 증폭된 물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어느 순간 콘크리트 벽에는 틈에서 들어오는 빛이 물에 반사되어 콘크리트 벽면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1549 – 탄화 동판

1549장의 동판을 한장 한장 사람의 손으로 두들기고 불로 구워서 만들었다. 그래서 같은 모양의 동판이 한 장도 없다. 동판이 산화되는 시간을 다르게 하기 위하여 불이라는 요소를 사용하였다. 이 건축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가공성이 양호하도록 적정한 크기를 결정하고 종이를 구기듯이 구겨서 부착하였다. 햇빛에 반사되는 빛의 각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건축물의 표정은 매 순간마다 달라진다. 아침, 오전, 오후 그리고 맑은 날, 흐린 날, 비오는 날 모든 시간마다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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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위치 : 울산 중구 옥교동 174
용도지역 : 일반상업지역
주요용도 : 제1종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 111.0m²
건축면적 : 69.44m²
연 면 적 : 131.34m²
건 폐 율 : 62.56%
용 적 률 : 118.32%
규    모 : 지상3층
구    조 : 철근콘크리트
설 계 자 : 정웅식 / (주)온건축사사무소
시 공 자 : 정현정
건 축 주 : 정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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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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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측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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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측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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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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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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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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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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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스

심사평

건축사가 현장 중심의 작업을 하고 있음을 웅변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입면의 녹이 슨 동판의 물성이 바로 건축사가 직접 손으로 만들어 낸 건축작업의 결과이다. 조선산업의 도시 울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인 동판을 외장재료로 선택하며, 제품화된 동판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동판을 가공하기 전 단계의 원판을 구해서 여러 실험을 통해 가장 원하는 물성을 찾아내고, 외장 구성 패턴과 고정방식을 선택하여 작업한 과정은 그 자체로 건축사의 작업을 도면에 한정하지 않고 현장으로 끌어낸 큰 의미가 담겨 있다. 바닥의 목조 플로어링를 구성한 목재나 구성 패턴 역시 건축사가 재료를 직접 선택하여 가공하고 바닥재로 만드는 과정에 그대로 개입한 결과이며, 등기구 등 수 많은 가구들도 건축사가 직접 디자인하고 만들어 낸 작품이다. 이러한 작업은 건축사가 재료의 물성과 작업과정, 비용 등 실무적인 경험과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한 작업이다.

공간의 구성 형식은 루이스 칸이 정의한 것처럼 실내 공간을 주공간(served space)와 부공간(servant space)으로 구분하여 부공간인 동선을 외부로 돌리고 주, 부의 두 공간 사이를 적절하게 연결하거나 단절하여 내부의 좁은 공간이 풍성하게 부풀어지게 하고 있다. 외부의 동선공간은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인 옥상으로 인도한다. 건축사에게 주어진 건축작업의 범위를 매스와 실내로 한정하지 않고 가장 아름다운 공간을 옥상에 만든 것이나 1층 주변의 수공간으로 확장한 것은 건축사의 따뜻한 의지와 심성을 그대로 드러낸 결과이다. 좀처럼 멈추지 않고 건축작업의 한계를 최대한 경계 밖으로 넓히는 작업은 영토를 넓히는 것과 같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태도를 공공에서도 도와주는 듯 과거 이 건물 앞에 있었던 우물을 기념하는 조형물이 바로 이 건물의 기념 조각품이 된 것도 우연이 아님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김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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