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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주택부문] 강화바람언덕 협동조합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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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공급의 또 다른 착한 대안, 협동조합주택
산업혁명 시기에 급속한 노동자의 도시 유입으로 도시의 급속한 팽창이 야기되었다. 이에 따른 여러 부작용이 발생하였고, 그중 하나가 노동자의 거주 공간 부족과 극단적 거주환경의 질 문제였다. 이에 따라 노동자들끼리 함께 힘을 모아 그들이 살 집을 마련하기 시작한 것이 협동조합주택의 효시가 되었다고 한다.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이 국내에도 제정되어 시행됨에 따라 5인 이상이면 조합을 결성하게 될 수 있게 되었다.이를 서민들에게 건강한 보금자리의 주택 공급의 기회로 인식해 협동조합주택 법인을 2013년 창립한 단체가 있다. 바로 「하우징쿱 주택협동조합」이다. 이 협동조합이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은 기존의 개발 방식과 일정 차이가 있다.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착한 시행”이다. 혼자만의 힘으로 집을 짓기 어려운 현실에서 조합을 통해 부지 물색에서부터 건설, 세제, 법무의 전문적 컨설팅과 지원을 함으로써, 여러 사람이 함께 힘을 모아 같이 함께 살 수 있는 평생의 보금자리를 마련케 하는 시행의 방식이고, 이와 같은 이유로 당연히 목표는 각자 꿈꾸는 보금자리의 마련이되, 그 과정에서 비롯되는 자연스러운 부동산 가치 수익은 당연히 조합원의 몫으로 돌아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과연 착한 시행이라 부를 만하다. 그런데 이와 같은 협동조합방식의 개발은 다른 여타 개발과 또 다른 차이가 있다. 자본 운용을 통한 개발이 아니라 실제 살 사람들이 함께 모여 집을 짓는 것이기에 어디에, 어떻게 짓는가에 대한 진지한 숙의로 그들의 경제적 여력에 부합하는 동네 기반의 슬림한 개발을 선택한다는 데 있다. 즉 부동산 가치적 측면보다는 장소 기반과 지역 거주 환경적 측면을 적극 고려한다는 이야기이다. 본인들이 모든 것을 만들어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적 분위기와 콘텐츠를 활용하려 노력하는 것이다. 그들의 삶이 즐겁기 위해서라도 태생적으로 지역 밀착감을 바탕에 깔고 집을 짓기 시작하는 것이다.
공동의 단지이자 각자의 마당을 위한 원칙
시작은 몇 가족에서 비롯되었지만 여러 가구가 함께 공동체를 이루어 살갑게 살아갈 마을을 꿈 꾸었기에 추가 조합원 모집에 들어갔다. 목표는 최소 12가구, 그들의 참여를 위해서는 협동조합의 신뢰성과 비전도 중요했지만, 지어지게 될 마을의 거주환경과 공동체 성격의 공간적 구체화가 되어야만 했다. 결국, 아직 모이지도 않은 가상의 조합원들을 위한 밑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고, 하우징쿱의 기존 성과에 대한 신뢰를 바탕삼아, 마을을 어떻게 조성할지에 대한 비전과 형상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부지 현황과 환경을 최대한 유지, 12가족이 함께 사는 마을로서 자동차에 의해 잠식당하지 않는 안전한 사람들의 공간만들기, 함께 사는 동네로서 남측을 향한 전경 공유, 각각의 집 간 경계허물기와 함께 외부공간 가꾸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동체 활동을 위한 공유공간의 확보 등, 총 다섯가지로 강화바람언덕 협동조합주택 건립 방향성의 정의를 합의하게 되었다.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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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부문 대통령상, 「강화바람언덕 협동조합주택」은 대안학교 학부모를 중심으로 12가구로 구성된 마을이다. 북동쪽에 진강산을 두고 마을은 소나무숲이 북쪽을 감싸고 언덕 아래 남서쪽으로 경작지와 바다가 보이는 전형적인 마을의 모습이다. 단층 구성과 경사지붕의 다양한 변주로 만들어진 집들이 이루는 윤곽은 편안한 동네 풍경을 이루고, 자연스러운 레벨차이에도 뒷집의 전망을 가리지 않는다. 다세대형 단지를 형성해 공동주차장과 도서관을 매개로 지역과 소통한다. 산다는 것은 내가 살고, 가족이 살림살이를 이루며,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과거에 존재했고, 현재의 우리도 알고 있는 삶의 기본 원리다. 「강화바람언덕 협동조합주택」이 이룬 함께 사는 논리는 대규모 아파트 위주의 주거 공급체계에 대항하기에는 연약해 보이지만 인상적인 대안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