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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공공분야]시립장지하나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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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 어린이집의 공공성 회복: 입구를 마을과 공유하다

도시에 위치한 어린이집들의 성벽은 두터워져 어린이집과 도시와의 단절은 심화되고 있다. 그렇게 어린이집은 공공성을 잃어가고 있다. 국공립 어린이집의 공공성 회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공립 어린이집이 담장으로 둘러쌓았던 사적영역을 공적영역으로 전이하여 공유와 공존의 가치를 마을주민과 함께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대지는 대지경계선에서 건축선이 3m 후퇴하여 시작하는 대지였으나 이에 더하여 필로티를 계획해 어린이집 앞에 보행로이자 하나의 마당의 역할을 하는 곳으로 계획하였다. 마을과 공유하는 어린이집 주출입구 쪽의 입구는 씽씽이를 타고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 아이들을 기다리는 학부모님들, 학 부모님들과 이야기 나누는 선생님들 그리고 이웃주민들도 자연스럽게 모이는 만남의 장소가 되었다.


다양한 마당이 있는 어린이집

요즘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은 집 안에 마당이 없다. 이번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에게 마당을 돌려주려고 한다. 1층 유아용 놀이터와 2층의 큰 테라스는 장지천을 향하여 열려있어 아이들이 장지천을 보면서 드넓게 뛰놀 수 있도록 배치하였다. 활동량이 많은 유아반은 같은 연령끼리 공유가 가능한 놀이 마당이 있어 비가 올 때 빗소리를 듣고 눈이 오면 작게 눈사 람을 만들 수 있고 텃밭 운영도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활동이 많지 않은 영아반은 안전을 위해 아늑한 중정놀이터를 계획하였다


공원의 일부가 된 어린이집 

대상지는 장지천변을 따라 형성된 공원에 인접한 곳이었다. 이 공원은 경사가 있다. 그래서 건물의 높낮이를 대지의 경사에 순응하여 계획하였고 주변의 공원 및 자연과 대립하기보다는 공원의 일부가 되는 건축물이길 바랐다.


빛이 가득한 어린이집

다양한 높이와 모양으로 창을 계획하여 아이들이 높낮이에 따라 다른 풍경을 보고, 시간의 흐름에 따른 그림자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어린이집을 계획하였다. 다목적홀의 원형 천창은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영아반은 주로 누워 있는 아이들을 고려하여 누워서 바라볼 수 있는 삼각천창을, 유아반은 여러 높낮이의 창과 천창을 두어 아이들이 다양한 빛을 경험할 수 있게 하였다. 빛으로 가득한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태양의 기운을 받아 밝고 올바르게 자라길 소망한다. 보육실뿐 아니라 공용 공간에는 천창, 테라스, 중 정을 두어 실내로 채광이 충분히 유입되도록 하였고, 식당은 유아들이 오전 간식 시간과 점심 식사 시간에 장지천을 바라보면서 먹을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아이들이 채워가는 공간

현관을 들어서자마자 마주하는 다목적홀은 책을 읽으면 도서관이 되고 뛰어 놀면 체육관이 되고 아이들이 영화를 시청하면 영화관이 되고 학부모님들 OT를 하면 소강당 이 되는 변화무쌍한 공간이다. 시립장지하나어린이집의 중심공간이 되는 다목적홀은 비워진 공간으로 아이들이 그 공간을 채워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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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시립장지하나어린이집」은 다각형 부지에 대응해 내·외부 공간의 배분과 연계를 시도하는 가운데 설계자가 정의하게 된 오각형의 중심 공간이 매우 특별하다. 어린이집이 가지리라 예상되는 직설적 표현이 없어 매우 단순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그 안에서 전개되는 이 중심공간들 - 중정놀이터와 이를 둘러싸는 복도, 만남과 이동의 중심이 되는 다목적홀과 계단, 그리고 2층의 순환 데크인 하늘놀이터 - 의 효과는 놀랍다. 밝고 개방적인 동시에 아늑하고, 공간적으로 몰입하게 하면서도 연결되어 있다. 아이들의 눈높이를 고려한 보육실 내부 가구들과 창문으로부터 두 개 층 높이의 중정놀이터에 이르는 스케일로의 변화는 압도적이지 않지만, 빛과 그늘의 환경적 퀄리티, 변화하는 시간의 감각, 그리고 내가 속한 더 큰 공동체 소속감을 느끼며 큰 호흡을 할 만큼 충분히 크다. 중정놀이터와 하늘놀이터의 순환 동선은 우회와 마주침의 선택 속에서 서로를 배려하는 가운데 개방과 프라이버시 모두를 성취한다. 건축물의 외관은, 교차로의 코너를 정의하며 밑으로 보행자에게 그늘을 제공하는 도시적 입면과 공원을 향해 점진적으로 낮아지는 열린 입면 사이에서 연속성을 유지한다. 보육실 내 아이들이 돌아가는 부모에게 인사할 수 있도록 계획한 도로측 창문들과 각 보육실마다 하늘을 바라보도록 의도한 다양한 천창들은 방금 떠나온 집과 어린이집 내 또 다른 일상의 감각이 연결되도록 돕는다.


 어린이집에 전제되는 상반된 가치와 맥락을 포용하는 디자인의 양가성은 이 특정한 장소의 건축물이 어린이집으로서의 새로운 유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만드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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