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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공공분야]용남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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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복도형 학교 학생들의 움직임은 수직적이며, 행동반경 또한 예측 가능하고 제한적이다. 공간의 제한은 행동의 제한을 가져오고, 동시에 사고의 제 한을 가져온다. 이에 추구하는 학교건축은 기하학적이고 불규칙적이며, 예상을 할 수 없고 직접 학생들의 경험을 유도하는 건축물이어야 한다. 교실들을 모두 공중에 띄워 테라스 형태로 펼쳐서 교육 공간을 수직 상하 체계가 아닌, 수평 체계로 만들어 학년, 나이 구별 없는 공간으로 만들고, 그 아래에 고교학점제에 따른 홈베이스의 역할을 담당할 오픈형 도서관을 두었다. 공중교실들과 도서관의 입체적, 유기적 3차원적 연결은 학생들의 호기심과 창의성을 최대한 이끌어낼 것이다. 용남고등학교, ‘떠있는 학교’는 공간을 예측할 수 없고 제한을 두지 않는다. 학생들의 사고를 자극하며 확장 시킨다.


교육청에서 제공한 학교건축의 실별면적표를 기준으로 하다 보면, 공유면적이 35프로로 일반학교의 40프로 보다도 적었고, 고교학점제라는 새로운 교육 시스템하에서 학생들의 홈베이스 역할을 하고 학교의 중심이 될 도서관의 초기에 주어진 면적이 전체 연면적의 1/10로 너무 협소하여 설계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아마도 이러한 점들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모든 교육부의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설계에도 공통된 문제점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문제점에서 깊이 파고들었고, 복도 와 같은 공유면적을 도서관으로 활용한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또한 기존 용남고등학교가 용남중학교보다 4.2미터가 높은 곳에 옹벽으로 완전히 단절되어 자리 잡고 있어서, 옹벽을 철거하고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가는 동선을 좀 더 자연스럽게 하고,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만나는 지점에 학교 전체의 구심점이 될 중앙광장을 두어 학생, 교사, 주민들과의 만남의 자리가 될 수 있도록, 단차를 자연스럽게 극복할 ‘테라스 형태’의 교실과 강당을 제안하게 되었다. 


교실 공간의 평면구성에서는, 단순히 중복도나 편복도로 반복되는 교실들을 배치하기보다는 즉흥적이고, 변화하고, 예측불허의 배치를 선택하여, 학생들의 호기심과 창의력을 스스로 발휘하여 교실 공간을 탐험하도록 하였다. 특히 고교학점제 시행 때는 과목별로 수강 인원, 수업 방식 등이 달라 다양한 교실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동식 가벽(무빙월)과 접이식 문(폴딩도어)이 설치돼 필요에 따라 교실 크기를 늘리거나 줄일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모든 교실에 전자 칠판을 설치했으며, 무선 통신과 쌍방향 수업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학교 건축물의 정면과 후면이 서로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도록 설계하였다. 학생들이 매일 비밀의 문을 들어가서 다른 세계로 나오는 탐험가의 경험을 하도록 유도하였다. 기존 중복도, 편복도형의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움직임은 수직적이며 행동반경 또한 예측 가능하고 제한적이다. 공간에 의한 행동의 제한은 사고의 제한을 가져온다. 그에 반해 용남고등학교, Floating School(떠다니는 학교)은 기하학적이고 불규칙적이며, 예상을 할 수 없고 직접적인 경험을 유도하며 공간의 변화, 확장에 최적화된 건축물이다. 이는 학생들의 변화와 도전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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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주어진 예산을 바탕으로 테라스형식의 공간 적층구법을 활용하여 4.2m 높이의 단차 옹벽을 극복하고 주변 건축물과 조화를 이루며 창의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연출해 낸 건축사의 창의력과 집요함 그리고 일반적이지 않아 생경하였을 안을 수용하고 진행한 발주처의 믿음과 의지로 탄생한 「용남고등학교」에 대하여 박수를 보낸다.


 다소 정리되지 않은 테라스공간과 설비들. 주출입구 공간의 균형 등에 아쉬움은 있으나 주 사용자인 학생들과 교사의 인터뷰를 통해 지역 학생들에게 호감을 주는 공간으로 높은 평을 받고 있고 진학지원율 의 증가를 통해 그 성과를 입증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사람은 건축을 만들고 건축은 사람을 만든다는 윈스턴 처칠의 이 문장으로 혈기 왕성한 학창 시절을 친구들과 함께 경험한 이 공간이 오래도록 공유할 추억되고 창의적인 사고에 바탕이 되길 바라며 심사평을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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