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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주택분야]e편한세상 고덕 어반브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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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AGE VILLAGE, 연결의 공동체
e편한세상 고덕어반브릿지는 2019년 설계공모 당선작으로, 서울 고덕강일 10블록에 들어서는 공동주택 아 파트다. 기존 아파트의 획일적 형태를 넘어 ‘공동성’과 ‘창조적 특성’을 가진 도시형 주거를 목표로 하며, 저층· 중층·고층이 혼합된 입체적 구성과 다양한 외부공간을 통해 도시와 단지의 경계를 허문다. 게이티드 커뮤니티 를 탈피해 블록 경계를 열고, 사람과 자연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느슨한 경계’를 형성하여 열린 도시풍경과 생활가로를 만든다. 또한 단지 중앙의 보행축을 확장해 공원형 보행가로로 전환하고, 이를 하남시 생태축과 연 계해 도시적 산책로를 조성한다. 지하부터 지상까지 입체적으로 연결된 LINKAGE UNITS는 주민들의 다양 한 활동과 선택적 자유를 지원하며, 공동체 의식과 개별적 일상이 공존하는 복합적 도시주거 모델을 제시한다.
느슨한 경계를 실현하는 단지
도시와의 연계성 강화, 입체적 도시풍경의 형성, 그리고 균형 있는 주동밀도의 확 보를 목표로 저층에서 고층에 이르는 다양한 주동을 조화롭고 체계적으로 배치 하였다. ‘느슨한 경계’ 개념을 적용하여 도시의 흐름이 단지 내부로 자연스럽게 스 며들도록 계획하였으며, 이를 위해 경계부에는 저층형 주거동을 배치하여 사람 들의 보행과 시선이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작지만 위요된 외부공간들을 조성하였 다. 이러한 위요된 공간들은 필로티 하부를 따라 연속적으로 연결되어, 도시의 흐 름과 리듬이 블록 내부로 깊이 스며들 수 있도록 한다.
단지 중앙의 공공보행통로는 단순한 이동 동선의 기능을 넘어, 폭을 확장하여 다 양한 행위와 체류를 수용하는 ‘공원형 보행가로’로 계획하였다. 이 보행가로는 하 남시의 생태축과 솔뜨락공원까지 연계되어 도시와 단지를 이어주는 산책로이자 단지의 중심 녹지축, 즉 ‘센트럴파크’로 기능한다. 또한 이와 직교하는 연결주동에 의해 형성된 입체적 중앙광장은 주민들의 일상과 교류를 담아내는 마당이자 공동 체의 중심공간으로서 작동한다. 단지 곳곳에 배치된 공유플랫폼은 주민의 사용 행태와 선택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주되며, 이를 통해 주거 단지 내에 유연하고 역동적인 생활공간 구조를 완성하였다.
공동주택 속에 다층 도시를 형성
도시에서 산다는 것은 단순히 집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개인에서 가족, 학교, 직장, 단지, 도시로 이어지는 다양한 관계망 속에서 살아 가는 것을 의미한다. 어반브릿지는 이러한 관계망을 수직적·수평적으로 엮어내는 다층적 공간구성으로, 도시에서 집까지 이어지는 일상의 흐름을 더욱 풍부하게 연결한다. 기존의 한국형 공동주택이 사업성, 효율성을 이유로 법적 기준만 충족하며 획일적인 공간을 형성해 올 수 밖에 없었지만, 고덕 어반브릿지는 저층 주거동과 사이사이 형성된 작은 마당, 링키지 주동의 골목과 휴게공간을 통해 예 기치 않은 만남과 관계를 유도하고, 공동체의 일상이 자연스럽게 쌓이는 장소로 작동한다. 이러한 공간 구성은 도시와 단지의 경계를 부드럽게 이어주며, 반복되는 인간적 스케일의 매스와 여유로운 공용공간이 단지 내·외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고덕 어반브릿지가 모든 공동주택의 해법이 될 수는 없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축적된 실험과 경험, 실제 데이터는 향후 공동주택 설계를 더욱 다양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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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 어반브릿지는 한국 공동주거의 오랜 과제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연결’이라는 주제를 충실히 구현한 의미 있는 성과다. 전아키텍츠와 시아플랜은 고층과 저층을 혼합한 배치를 통해 단지의 스케일을 분절하고, 저층부에 검은 전벽돌을 사용하여 기존 아파트와 확연히 다른 매스감과 재료적 깊이를 만들어냈다. 이로써 단지는 주변 도시와 구별되면서도 스며드는 풍경을 보여준다.
특히 내부 공간을 관통하는 브릿지형 보행로가 인상적이다. 과거 국내외 공모에서 여러 차례 제안되었으나 실현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실제 공간으로 구현했다. 이는 단순한 통행로를 넘어 주민들이 만나고 교류하는 생활의 축 으로 작동하며, 공동주거의 사회적 의미를 되살리는 장치가 된다.
저층부 곳곳에 분산 배치된 커뮤니티 시설과 상가, 조경 역시 주목할 만하다. 작은 단위의 생활 공간들이 모여 주민과 지역사 회의 접점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열린 생활가로가 만들어졌다. 이러한 계획은 단순히 설계자의 제안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 라, 쉽지 않은 협의와 설득 과정을 거쳐 완성된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 건축가의 집념과 끈기가 결국 단지의 풍경을 바 꾸는 데까지 이어진 것이다.
또한 중앙의 보행축을 공원형 가로로 재해석하여 생태축과 연결한 점도 중요한 성과다. 이는 도시와 자연의 관계를 고려한 설 계적 태도로, 주민의 일상이 산책과 휴식, 놀이로 확장되도록 돕는다. 단지가 도시의 일부로 기능하며, 닫힌 경계가 아닌 열린 커뮤니티의 풍경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고덕 어반브릿지는 단순히 새로운 아파트 단지를 짓는 데 그치지 않고, 공동주거의 사회적 책임을 다시 묻고 실현하려는 귀중 한 실험이다. 도시와 단지, 사람과 사람을 잇는 이 프로젝트는 앞으로 한국 공동주거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선명하게 보여주 는 중요한 이정표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