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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청라파크 자이 더테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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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라파크자이더테라스

공동주택은 개인의 의도보다는 보편화된 다수의 사용자를 전제로 지어지기에 그 시대의 정서나 문화, 경제 등이 반영된다. 효율과 개발의 논리가 중요시 됐던 시기에 적합했을지도 모를 양산형 고층아파트나 주상복합은 일방적이고 확일적으로 계획되고 조성되어 그동안 지어진 공동주택들은 ‘보편적 수요’라는 그 시대성을 담아내지 못해 이벤트성 프로젝트로 끝나거나, 시장(사용자)으로부터 가치가 상실되어가고 있다.

이는 다양해지는 시대상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지 못하여 공동주택의 딜레마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다행히 최근에 건축·도시적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반가울 새로운 흐름과 공동주택 수요가 생기기 시작했다. 역세권보다는 ‘숲세권’을 찾는 탈중심형 수요층이 많아짐과 동시에, 집에서의 여가를 중요시하는 ‘staycation’이라는 트랜드가 확연히 급증했으며, ‘마당’이라는 공간의 선호도 역시 어느 시기보다 높아졌다. 이러한 흐름 속에 지어진 청라국제도시 내 청라파크자이 “더 테라스”는 자연스럽게 생겨난 주거양식이기도 한 반면, 새로운 시도이기도 하다.

땅(접지성)이 만들어낸 형태와 공간=테라스

도시계획측면에서 계획부지의 4층이하라는 제도적 규제는 공동주택의 생산성에 치명적일 수 있으나, 주변의 경관을 가로막지 않고, 외부공간인 땅과 긴밀히 관계하는 저층고밀형 주거로 계획하려는 의도에는 좋은 가이드라인이 되었다. 이는 계획에 있어, 단순히 형태적으로 기존의 공동주택과 다르고자 함보다, 앞서 언급한 다양한 여가수요를 담아낸 세대별 외부공간을 최대화하려는 의도가 더욱 저층화된 형태로 반영되었다.

저층화로 자연스레 많아진 접지층세대 전면에는 각각의 고유한 마당인 ‘테라스’가 계획되었으며, 외부공간인 길에서는 약간 들어올려져 공간을 구분지음과 동시에 프라이버시도 고려하였다. 이와 더불어 모든 4층세대(최상층)에도 특화공간인 다락방을 계획하여 옥상에 조성된 테라스를 직접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연속된 사이공간=길·삶·풍경

주거동의 ‘사이공간’들은 길이면서도, 일상적이고 소소한 삶을 담아내는 선형의 마당으로 계획되었다. 그 공간의 스케일은, 이웃들끼리 쉽게 점유할 수 있는 안락한 앞마당이 되도록 하였으며, 그 안에 늘어선 테라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삶의 노출은 이웃들간의 밀착도를 더욱 높이게 된다.

그 수많은 사이공간들은 혈관처럼 유기적인 형태와 위계를 가지나, 단지중심에서 넓은 길에서 쉽게 집산되도록 하여, 동선의 명확한 기능도 충분히 수행하도록 하였다. 또한 길이나 형태가 다른 주거동을 엇갈리도록 배치하여, 균일한 층수로 인해 자칫 무료해질 수 있는 내외부의 거리 풍경을 다양하게 만들어 내었다.

새로운 주거양식에 대한 요구로 시작해, 결코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땅과 길을 주제로 지어진 ‘더 테라스’는 다행히 새로운 주거공간으로서의 시장반응도 좋아 현실적인 개발모델로서의 검증도 됐다고 확신하며, 추후 이어지고 있는 4층이하의 유사한 주거개발(화성동탄 및 위례지구)의 모태가 되고 있다는 점에 더 큰 의의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