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사된 다원성 

7th Heaven은 임대용 상업건물이다. 이런 상업건물의 사용자들은 공간을 자신에게 적합하게 바꾸고, 독특하고 다양한 그들의 개성을 건물에 표현하려 한다.

건물의 외부에 투사된 사용자들의 개성은 평면화되고 이미지화 된다. 결국, 상업용 건물의 실제적인 파사드는 이러한 이미지들이 군집된 형태이다. 그들은 계속 변화하며, 예측 불가능하고, 소멸되지 않으며 통제하기 어렵다. 이런 현상은 상업적 밀도가 높을수록 심해진다.

그렇다면, 사용자들의 이러한 특성을 긍정하는 다원적 시각에서의건축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중첩

사용자들의 특성이 투사되어 형성된 파사드에는‘중첩’이라는 형태적 특징이 나타나며, 이는 곧 다원성이 형상화한 특징이기도 하다.

다원성을 구현하기 위해‘중첩’의 방법을 택했다. 건물의 외피를 몇가지 성질로 유형화 하였으며, 이들을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박스로 만들었다. 투명하며 반사되는 유리 박스는 사용자의 개성이 외부에 투사될 수 있게 하고, 불투명하고 비물질적인 백색 박스는 자신의 특질을 감추며 사용자의 활동을 감출 수 있다. 거리에 근접하여 매달린 빨간 박스는 보행자들과 교감하고, 가장 높은 곳의 초현실적인 금속 박스는 최상의 장소를 암시한다.

이렇게 유형화한 박스들을 여러 형태와 크기로 중첩시키며 쌓아 올려 다양한 성격의 공간과 형태를 만들었다. 천정 높이가 다르거나,

평면 형태가 다르게 되었다. 6층의 일부 바닥을 들어올려 5층의 천정에도 높이의 변화를 주었으며, 공간감에도 특성을 주었다. 2, 3, 6층에 설치된 데크는 독특함을 더하며, 건물 전면에는 작은 발코니들을배치하여 공간에 활기를 주도록 하였다.

파사드는 박스에 의해 형성된 프레임들이 중첩되어 구성된다. 다양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용자들의 개성이 이들 프레임 속에서 이미지화하며 건물의 파사드를 이룬다. 쌓아 올려진 박스를 채우는 사용자들이 이 건물의 주인공이 되며, 그들의 일상이 이 건물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

소통

도시공간은 고밀화된 건물들에 인해 단절되어 있다. 박스를 중첩시키며 곳곳에서 틈새를 만들었고, 이들은 분리된 도시 공간들을 시각적, 물리적으로 연결해준다. 도시공간들 간의 소통이 가능해진다.

건물의 후면에 배치할 수 밖에 없는 녹지공간을 가로에 연결하기 위해 주출입구, 지하층 출입계단, 선큰가든, 주차통로 등 건물을 관통하는 공간들을 한 곳에 모았다. 선큰가든 위에 걸쳐진 브릿지를 건너 주출입구가 있고, 연이어 건물 후면의 녹지공간으로 연결된다. 선큰 가든과 주차통로는 공간을 공유하여 한정된 공간감을 최대화하며, 건물 후면의 녹지 둘레에 뚫린 공간들을 통해 지하층은 지상화되고, 녹지공간은 부유하는 듯한 느낌을 얻는다. 도로에 면한 선큰가든을 통해 1층의 유리매스는 지하층으로 연속되고, 지하공간은 자신의 존재를 들어낼 수 있다.

가로변에 매달린 빨간 박스로 이끌린 보행자의 시선은 2층 전면의 데크로 이어지며, 그 곳의 사용자들, 또, 도시공간들과의 소통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