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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사회공공부문] 조치원1927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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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제지 폐공장 부지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다
일제강점기에 제사공장으로 지어진 건물은 70년대 제지공장이 되었고, 2000년 초 가동을 멈춘 후에는 방치되었다. 지역경제 발전의 역할을 하던 시설들이 하나둘 멈추면서, 조치원 원도심 일대는 과거 번영했던 전성기를 뒤로 한 채, 기능을 잃고 비어 가고 있었다.
오래된 공장은 조치원 근대산업 역사의 흔적을 담고 있어 보존가치가 있지만, 건립기록과 자료가 없었고, 건물의 보존상태가 좋지 않았다. 오래전 쓰임을 다한 폐공장이지만 건물은 철거되지 않았는데,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지은 공장의 건축사적 의미보다는 공장에서 벌어진 치열했던 삶의 애환에 대한 흔적들 때문이었을 것이다. 새로운 용도에 맞는 재생은 이러한 이야기가 담겨 시작되어야 했다.
여러 켜의 시간이 공존하는 재생공간
공장은 이 지역만의 공간적 특성을 갖고 있었다. 지역문화나 도시의 일상이 아닌 색다른 공간을 찾는 도시여행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들이 잠재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이곳의 역사적 맥락과 사회적, 공간적 특성을 파악해 문화재생사업을 전개하기로 했다. 지역문화예술을 핵심으로 한 공간재생을 통해 원도심에 성장동력을 불어넣고자 했다.
건축가의 역할은 켜로 이루어진 시대의 흔적이 담겨있는 문화공간으로 다시 살아나게 하는 일이었다. 조치원 역사의 정체성과 지역주민의 애환과 삶을 보여주는 공간의 흔적을 함께 담고자 원형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진행했다.
공장 건물 중 한 채는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고, 부지 입구에 있는 관리동(학사관)은 복원을 마친 상태였다. 그 중 가장 큰 공장 건물을 공연장과 전시장, 카페 등을 넣은 새로운 용도의 공간으로 변경해야 했다.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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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공부문 국무총리상 「조치원 1927 아트센터」는 오래된 제지공장의 리모델링과 도시재생이 연계된 작업이다. 흔히 근대건축유산의 재생에는 ‘보존과 활용’ 사이에서 다양한 선택지가 가능하다. 때로는 과감하게, 때로는 섬세한 태도가 동시에 필요하다. 새로운 활용을 우선하다 보면 원형 훼손이 클 가능성이 있고, 원형 보존을 우선하다보면 활력 있는 쓰임이 어려울 수 있다. 아트센터는 원형이 심하게 훼손된 상황에서 보존보다는 활용에 비중을 둔 작업이다. 일부 남아있는 오래된 벽과 질서를 달리하는 새로운 벽을 병치시키고, 주변 지역의 흐름을 과감하게 관입시켜 재생 프로그램과 연계한다. 상부의 목구조 지붕틀은 일부를 보존하고, 훼손된 부분은 재현해 오래된 기억을 이어주고 있다. 상부의 철골구조와 하부의 목조트러스 사이의 구조해석은 의문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