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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서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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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_시퀀스를 통한 ()감각작용

강원도 고성의 작은 마을에 위치한 대지는 녹음이 가득하고 새소리와 바람소리가 마주치는 곳이었다. 근경으로 대지 내에 군집한 소나무 숲과 오래된 느릅나무 한 그루가 있었고, 원경으로는 멀리 설악산의 중첩된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을 주요한 모티브로 생각하는 숙박프로그램을 요구한 건축주를위해 시간을 두고 몇 차례 방문하면서, 이 장소의 건축은 대지가 가진 가능성이자 CONTEXT가 되는 '자연의 풍경'을 조율하는 방법론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의도적으로 연속성을 가진 시각적 시퀀스를 만들고 건축은 풍경을 위한 장치로서 작동하게 하였다. 우리는 이것을 '풍경의 조율'이라 이야기했다.

 

[조형의 시작점]

프로그램에서 요구하는 충분한 주차대수 확보를 위해 도로에 면한 주차의 배치가 건축 조형의 시작이 되었다.

2.5m폭의 주차공간을 도로면에나열하면서 반복된 형태의 벽면이 조형적 요소로 부각되었고, 도로에서 내부의 모습을 볼 수 없도록 의도하여 도로-담장(공용공간의 외벽)-객실을 선형으로 배치하였다.

이는 자연스레 건물의 내부로 이어지는 긴 동선을 만들게 되었고, 다시 작은 골목(복도)들을 지나 각 객실의 내부공간으로 연결되는 시각적 연속성을 고려하였다.

 

[시퀀스와 스케일의 전환]

서로재여정의 시작은 거친 콘크리트 구조체 사이에 있는 좁고 어두운 진입로에서 시작된다. 1.5m의 진입로는 천정 주변에서 흘러내리는 빛과 발 아래 사각거리는 쇄석소리에만 집중하게 하였고, 그 끝에는 대지 안에 군집된 소나무들과 그 아래 자연을 비추는 작은 수공간이 드러난다. 소나무숲을중심으로 ㄱ자로배치된 객실에 의해 만들어진 두개의막다른 골목(복도) 끝에는 라일락과 느릅나무가 또 다른 시퀀스를 장식한다. 서로재는입구에 보이는 탑을 제외한 건축물의 전체 높이는 3.6m이다. 경사진 도로면에서보이는 장식적 외벽에 의해 더 거대해 보이기도 하지만, 입구를 지나서는 커다란 처마를 받치고 있는 나무 기둥, 2.4m 높이의 낮은 처마와 외부 골목길(복도)의 폭과 깊이를 조율하였다. 이러한 스케일의 전환은 낯설고 차가운 콘크리트 건물의 사이사이에서 안정감을 준다.

 

[풍경의 위계]

채움, 비움이라 이름 지은 7개의 객실에서 보이는 원경과 차실과복도에서 바라보는 근경은 우리가 이야기하는 풍경의 위계이다. 대지는 주변부지보다 높은 곳에 자리하지만 풍경은 건축물에 의해 가려진다. 건축물과 건축물 사이에 배치한 작은 외부공간에는 기존에 자리한 나무들이 근경이라는 경치를 만들고 빛과 그림자가 계절과 시간을 풍성하게 그려낸다. 쉼을 위해 방문한 사용자들은 각 객실에 들어서는 순간 비로소 창을 통해 드러나는 아름다운 산세가 중첩된 원경의 경치를 마주하게 된다.

 

쉼을 위한 여행의 소중한 경험은 반복된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을 너머 일회성으로 소비되는 상업적 요소들의 숨막히는 대치가 아닌 펼쳐진 자연의 환대를 적절히 조율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유독 건축은 자연 앞에서 배경이 되어야 소중한 공간이 되는 것을 서로재를 통해 감각하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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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위치: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삼포리 497-1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주요용도: 숙박시설

대지면적: 1,671

건축면적: 509.41

연 면 적: 546.42

건 폐 율: 30.49%

용 적 률: 29.15%

규    모: 지하1, 지상1

구    조: 철근콘크리트조

설 계 자: 카인드건축사사무소

시 공 자: 하우올리쌔앤디

사진작가: 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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