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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서림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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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김"
이 프로젝트를 설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고 진행했던 화두는 ‘숨기기’였다.
우리를 처음 찾아온 건축주가 가장 먼저 이야기했던 요구사항은 각각의 마당을 갖는 객실로 구성해 달라는 것이었다. 간단한 미팅을 마친 후 방문한 대지에 서서 처음 든 생각은 대지 주변의 모습이 너무나 다양하다는 것이었다. 북쪽은 울창하고 키가 큰 나무들, 수량이 풍부한 계곡, 그 뒤로 보이는 산까지 너무나 완벽했지만, 그 외의 삼면은 이 곳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그리 내세울 만한 모습들이 아니었다. 대신 멀리 보이는 산세와 하늘만은 이 곳에 머물기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어 보였다. 자신들만의 독립된 공간이 필요한 객실과 그리 아름답지 않은 근경의 조합을 고려해 보니, 이 공간의 해답은 ‘숨기기’와 ‘보여주기’의 절묘한 줄타기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이 곳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 처음 들어올 때부터 하나의 거대한 콘크리트 벽만 보일 뿐 어느 곳이 입구인지 한눈에 알기는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초조함과 불안감은 벽을 돌아 수정원 앞에 선 순간, 깊은 감동으로 돌아올 거라고 예상한다. 대지의 형상을 따라 배치된 객실들도 자연이 그려낸 풍경 앞에 배경이 되는 벽들만 보일 뿐 어디가 방인지 겉에서는 짐작하기 어렵다. 그나마 그 벽들도 일부는 땅 속에 묻혀 그 모습을 온전히 다 드러내지 않는다. 객실로 들어가는 길마저도 최대한 좁고 길게 만들어 손님들은 객실에 들어가서야 그들만의 공간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간은 땅의 높낮이, 벽들의 높이차와 틈새, 공간의 각도를 각각의 상황에 맞게 변화시켜 각 방에서 모두 다른 풍경을 바라보게 된다. 특히 조그만 중정을 통해 들어오는 계곡의 물소리와 산새의 지저귐, 떨어지는 빗물 등은 이 곳에 머물게 될 사람들의 마음을 평화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무주 구천동은 예로부터 첩첩산중에 세상과 멀리 동떨어진 오지로 유명한 지역이었다. 도시에서 떠나와 이 곳 서림연가에 도착한 이들은 자연 속에 숨겨진 그들만의 공간에 들어가, 잠시나마 복잡한 세상으로부터 숨어서 진정한 여유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대지위치 :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 삼공리 282
용도지역 : 계획관리지역
주용도 : 숙박시설, 단독주택
대지면적 : 2,275㎡
건축면적 : 583.08㎡
연면적 : 583.08㎡
건폐율 : 25.63%
용적률 : 25.63%
층수 : 지상1층
구조 : 철근콘크리트조
설계담당 : 강우현, 강영진
시공사 : (주)이에스건설
건축주 : 최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