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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턴어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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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의 정상화, 첫 번째 정상이 아닌 것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것, 두 번째 비정상의 상태가 지속되어 마치 그 자체가 정상인 것처럼 인지되는 비정상의 일상화.
원래 이 표현의 의도는 분명 첫 번째였으나 잘못된 방향으로 비정상이 고착화되어 이제 우리 사회는 두 번째 의미에 더 부합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이러한 비정상의 정상화는 건축에서도 존재한다. 정상적인 건축이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공간성과 그 안의 감성적 부분이 결여되거나 심지어 상실한 비정상적인 건물이 마치 정상적인 것처럼 여겨지며 당연시 되고 있는 것이다.
계획부지가 위치한 준주거지역은 합법적으로 근린생활시설이 가능하지만 좁은 필지 면적으로 신축이나 증축 건물조차 없이 낙후된 지역으로 남겨졌다. 오히려 부족한 준주거지역(합법적 상가)으로 인해 가로수길 지역의 도로에 접한 전용주거지역 주택(점포주택)은 저층부에 상가 운영이 변칙적으로 허용되어 오래된 주택을 개조하는 방식으로 필요한 장소를 재생성하고 있다. 하지만 철거와 덧붙임의 개조 과정을 반복하는 점포주택은 이미 한계를 드러내며 그 정체성을 상실했다. 가로수길에 형성된 상권을 준주거지역으로 확장하고 임대를 위한 전형적인 상가건물의 고착된 인식을 정상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전환점을 두어 지역사회에 깊이 스며든 비정상의 일상화를 흔들어 보려 한다.
상업건축에서 건물의 입면 구성을 주어진 사이트의 특성과 관계없이 단편적인 각각의 입면으로 특정 짓기에는 한계가 있다. 건물의 전체 볼륨구성은 준주거지역 내의 기존 도로와의 관계보다는 상점들이 활성화된 가로수길과 관계를 더 고려하였다. 1층 근린생활시설은 도로와 열린 관계를 가지지만 건물 자체는 상징적이고 과감한 볼륨으로 도로에서의 인지도를 우선하였다. 상가의 화장실과 설비시설은 일반적으로 건물의 뒤편에 위치하지만 계획안에서는 두 겹으로 구성된 전면의 파사드 시스템 사이에 위치한다. 따라서 가로수길을 향해 최대한 열린 입면을 구성할 수 있었고 건물과 가로수길과의 관계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외부테라스와 계단을 연속적으로 배치하였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연속된 외부공간은 전체 건물의 볼륨을 의도적으로 비워내고 수평적으로 위치한 층별 프로그램으로 경계를 넘어 적극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도시를 향해서는 열려진 조망을 제공한다.
주어진 사이트에서 잠재적 가능성을 주목하고 사람들의 동선, 시선 그리고 빛의 움직임을 따라 그 건물 풍경이 바뀔 수 있는 다양한 관계적 영역을 설정한다면, 도시 가로와의 관계에서 한층 다채롭고 깊이감 있는 도시의 풍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건축물주소 :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28-4
용도지역 : 준주거지역
주용도 : 제2종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 339.6m2
건축면적 : 203.51m2
연면적 : 547.09m2
건폐율 : 59.93%
용적률 : 161.1 %
층수 : 지상 3층
구조 : 철근콘크리트
설계자 : 김현수 이소우건축사사무소㈜
시공자 : 경인종합건설㈜
건축주 : 진수환
사진작가 : 박영채, 이소우건축사사무소(주)
1층 주출입
2층 계단
3층 카페(가로수길뷰)
메인 전경
옥상(가로수길뷰)
옥상 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