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2022 트랜서핑 사옥

본문

다양한 시간이 공존하는 장소_시간과 어울리기 

대지는 율곡로 안쪽에 지어진 시기를 알 수 없는 ‘ㄷ’자 한옥이 있던 곳이다. 자동차 한 대 간신히 들어갈 수 있는 좁은 골목에 한옥과 근·현대건물이 어우러져 있는 다양한 시간이 공 존하는 장소이다. 이 장소에 새로이 들어서는 ‘트래서핑 사옥’은 다양한 시간이 공존하는 이 도시와 디자인 영 감을 주고받는 공간이 될 것이다. 

옛 한옥이 있던 땅 

한옥을 철거하고 새로운 건물을 짓는다는 것은 건축가에게는 한옥이 지어진 년도나 그 중요 도와 무관하게 무게감이 느껴지는 작업이다. 그래서 한 번 더 고심하고 드로잉 한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다.  ‘ㄷ’자 한옥의 형태적 유산은 유사한 볼륨의 두개의 맞배지붕으로 그 대(代)를 이었고, 실내 에서 두 개의 지붕이 맞닿는 곳의 큰 보는 과거 상량문이 붙은 대들보를 기억하고자 했다. 건물 전체의 비례로 볼 때 높이가 낮은 출입문은 한옥의 대문 높이를 따른 것이며, 대문을 비롯해 난간, 특히 지붕의 마감에 사용된 원목 판재는 시간의 흐름에 우아하게 반응하는 한 옥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골목의 시작, 골목을 위한 작은 배려 

건물 앞의 도로는 자동차가 들어갈 수 있는 막다른 길이면서, 동시에 보행자만 통행할 수 있는 가장 작은 골목의 시작이다. 좁은 골목이 새로 지어진 더 높은 건물로 인하여 어두워 지지 않도록 주 진입부의 건물 면적을 줄여 보행자의 시야를 넓혔다. 그리고 좁지만 긴 형 태의 조경공간을 확보하여 따스하고 정겨운 골목길을 만들고자 하였다. 연로한 동네주민을 배려한 콘크리트 벤치는 지금은 점심시간 인근 젊은 직장인들에게 힙(HIP)한 장소가 되었다. 

대지에 비해 더 많이 필요한 프로그램 

땅은 항상 넉넉하지 않다. 특히 서울의 사대문 안은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필요한 면적은 건축 제한이 적은 지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빛과 바람의 흐름 이다. 선큰을 계획하여 지하2층까지 빛이 닿게 하고, 캔틸레버 구조의 계단을 계획하여 계단 하부 에도 빛과 바람이 도달할 수 있도록 하였다. 관엽 식물로 식재한 선큰 정원에 놓인 긴 콘크 리트 벤치와 선큰으로 나올 수 있는 지하1층의 발코니는 지하 공간의 괘적성과 함께 공간 사용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공간이 되었다. 지하층에 충분한 거실 면적을 확보함으로서 지상1층에는 좁은 골목에 작은 정원을 배려할 수 있게 되었다. 

오픈된 계단과 빛의 시나리오 

실내의 계단은 아이러니하게도 거실에 비해 이용률이 낮지만, 절대적인 면적을 차지하는 공 간이다. 특히 작은 규모의 건물에서는 더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계단은 오픈된 구 조로 1층 로비의 면적을 시각적으로 넓게 열어주고, 계단의 선형과 다양한 크기의 창에서 들어오는 빛으로 시각적 환기를 유도하였다. 특히 계단 지붕의 천창과 그 아래 캔틸레버 계 단 틈으로 떨어지는 얇지만 강한 빛은 공간에 생명을 주고, 시간과 계절에 따라 다른 그림 자를 드리운다. 그리하여 계단실은 직원들에게 자연을 느끼고 소통을 하는 여유의 장소가 되었다. 

콘크리트 미학 그리고 영감의 공간

이 사옥은 감각적인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다. 그리하여 영감의 소재로서 비워진 종이 같은 노출 콘크리트를 실내 마감의 주요 재료로 선정하였다. 

콘크리트의 미학은 거대한 조형적 완성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선이 닿고, 손이 스치는 작 은 디테일들에서도 잘 드러나야 한다. 계단 하부와 측면의 라운드 디테일은 콘크리트계단 특유의 묵직함과 더불어 미학적 부드러움을 주고 보행자로 하여금 시각적 안정감을 준다. 플랜지가 없는 환봉 난간과 콘크리트 천장에 일체 시공 된 조명은 강하게 드러나지 않으면 서 공간의 절제미를 더해 조형적 완성도를 높인다. 

하늘로 덮인 지붕 

지상2층은 디자이너를 위한 영감의 공간이다. 박공지붕의 형상이 그대로 노출된 지상2층은 건물 전체에서 가장 극적인 공간이다. 외단열 시공으로 실내 천장의 노출콘크리트 마감을 드러내고, 두개의 지붕이 교차하는 부분의 보의 강도를 높여 기둥 없는 미니멀(minimal)한 공간을 만들었다. 2미터가 넘는 8개의 천창을 배치하여 충만한 빛은 물론 하늘로 덮인 지붕 을 완성하였다 


---

대지위치: 서울시종로구안국동 134 

용도지역: 제1종일반주거지역, 역사문화미관지구,고도지구(16m이하),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북촌지구단위계획)

주요용도: 제2종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228.33

건축면적: 125.30

연 멱 적: 468.11

건 폐 율: 54.88%

용 적 률: 95.87%

규    모: 지하2층~지상2층

구    조: 철근콘크리트조

설 계 자: 노영자 건축사사무소 엘아이엠

시 공 자: 최광덕 이립건설(주)

건 축 주: (주)트랜서핑

사진작가: 이한올

f0e64b6a5e2510dee4152934e96ce4e4_1667892628_0959.png
f0e64b6a5e2510dee4152934e96ce4e4_1667892629_3212.png
f0e64b6a5e2510dee4152934e96ce4e4_1667892630_299.png
f0e64b6a5e2510dee4152934e96ce4e4_1667892631_3827.png
f0e64b6a5e2510dee4152934e96ce4e4_1667892632_34.png
 

심사평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