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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걸으며 만나는 삶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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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매체의 등장으로 전 세계가 네트워크화 되고 익명의 다수와 소통하게 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서로에 대한 무관심의 증가와 정서적 교류의 결핍을 낳고 있다. 현대인의 강한 개인적 성격과 더불어 개방된 도시공간의 부족은 개인과 다수간의 단절을 심화시키고 있다. 아무리 디지털을 쫒는 세상이라도 우리 인간은 아날로그이며 아날로그의 장소 속에 살아가고 있다. 더 이상 ‘장소’에 근거하지 않는 모바일 적인 현대인의 삶속에 기존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사라져가는 오프라인의 공유공간에 대한 인식을 일깨우고 도시민의 일상적 삶의 모습이 묻어나고 함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을 제안한다.
대구의 중심 번화가인 동성로로 인구가 유입되고 빠져나가는 입구 성을 가진 통신골목은 약 400m의 거리이다. 겉으로는 이목을 이끌기 위한 문구의 간판들로 화려하게 치장하고 있지만 통신사 업무특성상 가장 빨리 도심 공동화가 일어나는 곳이다. 분당 50~60대의 차량이 이동하는 이곳은 단지 스쳐가는 곳일 뿐 거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소한의 공유공간의 기능이 상실되어 있다. 이곳 상업시설이 점유한, 직선의 이동만이 존재하는 생활가로에서 한 발짝 물러나있는 사람들에게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다양한 지역 문화 콘텐츠 요소들을 삽입하고 그 요소들을 공유 공간을 통하여 깍지를 끼듯 엮음으로써 하나의 의미 있는 ‘장소’를 만들어 내며, 오프라인 커뮤니티 공간을 유도하고자 했다.
각 구역별 매스들은 Public space - 광장, 램프, 보이드, 길, 낮은 벽, 다리, 데크를 통하여 유입되는 인구, 기존의 건물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사람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넘어서 기존에 있던 주변의 건물, 블록 안쪽의 건물들과 조우하며 함께 호흡한다. 건물 매스는 모니터에 갇혀있던 문화 콘텐츠(대면 문화)와 지역의 문화 콘텐츠들을 담기위한 그릇이 되고, 보이드 공간은 도시 속에서 사람들의 생활의 기억을 차곡차곡 쌓아 간다. 담겨진 문화는 모든 사람들에게 가치 있게 적용되어 주로 소비만 이루어지던 곳에서 생산과 소비가 함께 이루어져 도시민의 참여를 유도한다. 기존의 차와 함께 사람도 빠르게 이동하게 했던 도로에서 소통하는 길로써 그리고 건축과 사람, 사람과 사람간의 연결의 고리로써 삶의 장, 문화의 장이 될 것이다.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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