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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동상이몽(洞相異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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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 사회에서의 주거는 모든 것을 수량화하고 규제로 조절하려 한다. 그래서 완전한 통제를 실현하고 억압적인 제도 또는 체제의 힘으로 우리 모두를 공동 소유자가 아닌 세입자로, 참여하는 사람이 아닌 종속된 사람으로 만들려 한다. 사람들을 대신해서 일한다고 주장하는 오늘날의 사회제도 자체가 소외를 낳고, 인간미 넘치는 환경으로 나아갈 수 있는 조건의 형성을 차단하고 있다. 그 결과 도시에서는 끊임없는 단절, 도시의 미학은 파편의 미학이 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 속에서 삶이 유지되는 지속가능한 건축이란 새로운 가치와 기존의 가치 즉 다양함의 동등한 가치, 또 너와 나 우리가 모두 다르지만 존중되어야 한다는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낳고 있다. 본 공모전의 주제인 지속가능성을 표현하는 오래된 미래와 공공성을 표현하는 나만의 우리라는 키워드를 찾아내기 위하여 과거의 주거와 현대의 주거가 공존하는 개발대상 도시를 사이트로 삼았다. 그 이유는 커뮤니티가 사라진 현대주거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앞으로 개발될 필지에 과거의 주거가 갖고 있던 커뮤니티의 요소들을 현대에 맞게 재창조 하여 오래된 것에서 미래를 보는 오래된 미래를 표현하고 그렇게 재창조된 새로운 주거 속에서 공공성을 찾아내어 나만의 우리를 표현하여 새로운 공동주거를 제안하는 바이다. 그 곳이 바로 같은 곳이지만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다른 생각과 행동을 이루는 동同상床이異몽夢과 같은 곳이다.
사이트로 선정한 청주대 중문 우암동 일대는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여러 오래된 가구들이 현대의 다가구주택들과 혼재해있으며 예전의 커뮤니티의 생성지였던 골목길 또한 그대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예전의 모습은 사라진 채 필지를 가득 채운 많은 신축원룸들과 상가들은 열려있던 주택의 담들마저 폐쇄적으로 변화시키고 방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방문화가 발달함에 따라 공유공간과 골목길의 기능을 상실한 채 본래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며 커뮤니티가 상실된 모습이다.
본 사이트에서 중요하게 바라본 요소들은 바로 커뮤니티가 일어나기 위한 요소로서의 기존의 마을 사람들의 공유공간이었던 골목길 마당 마루 계단 등의 요소들과 현재의 사이트 상황 및 조건, 즉 현대의 가치들을 같이 담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동상이몽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사람과 집 사이의 새로운 도시조직을 넣어 유연한 경계 영역을 만들어 현대의 주거와 삶 속에 사라진 공유공간과 커뮤니티를 건축적 제안으로 재생성하여 서로 다른 사람들이 참여하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준다. 경계가 유연해지면서 생성된 여러 공유공간은 같은 공간이라도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고 참여하면서 다른 생각 다른 행위 다른 꿈을 꾸는 곳이다.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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