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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나는 아빠와 엄마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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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빠와 엄마를 닮았다.
똑같지 않고, 다르지 않다.
자녀는 그의 부모를 닮는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관계에서 태어나는 2세는 결코 완전히 똑같을 수 없고, 또한 전혀 다를 수 없다. 생물학적인 부모가 아닐지라도 함께 지내다 보면 서로 닮아간다. 부부도 서로 닮아가고, 가까운 친구와도 닮아간다. 닮는다는 것은 외모뿐이 아니며 성격 등도 포함된다. 직접적으로 함께하는 시간뿐만이 아니라 공유하고 기억하고 있는 풍경과 장소 등도 집단의 관계이다. 개별적인 것들은 그렇게 관계를 통해 집단을 이루어 공동체가 되고, 문화가 되며, 역사가 된다. 이렇게 퇴적되는 것들은 결코 퇴보되는 일이 없다. 당장 보면 퇴보처럼 보이나, 그것을 인지하고 고쳐가며 인류는 천천히 진보해나가고 있다.
본 공모전의 주제인 ‘오래된 미래’는 과거와 미래의 관계이며, 역사와 현실의 관계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나만의 우리’는 도시의 건축과 도시의 관계, 또는 인간과 집단의 관계이다. 각각 구분되어 있지만 그것들은 서로 공존하며 존재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새롭게 요구되어지는 것들이 기존의 것들과 얼마나 관계를 잘 형성하여 더 좋은 것으로 제공되어 다음 세대 남겨질지에 대한 고려일 것이다. 따라서 ‘사이의 관계 맺기’를 개념으로 하여 설계를 전개하고자 했다.
우리나라는 전쟁 후 빠른 속도로 도시화가 이뤄졌다. 도시화의 방법은 전면 재개발이었다. 효율적이지만 시간적·공간적 도시맥락은 무시되어졌으며 단절되었다. 도시의 재정비 역시 양적으로 계획되며 같은 문제점을 야기했다. 이에 새로운 방향으로 소단위 정비계획의 방법들이 제안되고 있다. 기존의 도시구조를 유지하며, 작지만 주변으로 파급효과가 커져 스스로 힘을 갖게 하는 수복형, 거점확산형 등이다. 이런 방법을 적용할 수 있는 대지를 대상으로 설계를 진행했다. 지구단위계획이 갖는 평면적인 한계를 극복하고자 계획안에 포함되어 있는 대지를 공동개발한다는 개념으로 기존의 프로그램을 입체적으로 수용하고, 잃어버렸던 모일 수 있는 장소를 회복하고자 하였다.
설계 사이트로 선택한 홍제1동 주민센터 일대는 건물이 전체적으로 노후화되어있고 경사의 정도가 심한 땅이다. 홍제역이란 역세권과 동네상권이 만나는 지점이며, 주민들의 동네 입구이지만 그 공간이 매우 협소하다. 이미 이 사이트는 홍제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되어 이미 지구단위계획이 시행된 지 10여년이 넘으면서, 작았던 대지는 합필되어 거대한 규모의 개별건물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공동 개발을 통해 전면철거식이 아닌, 기존의 동네 가로와 골목길을 남기고, 또 기존 건물의 형태를 고려하여 동네의 전체적인 풍경에서 크게 이질적이지 않게 새로운 기능을 수용하게 될 것이다. 또한 평면적인 프로그램 계획이 아닌 그 땅이기에 가능한 단면적 프로그램 배치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보고자한다
‘사이의 관계 맺기’를 위하여 1. 대지맥락에 따른 프로그램의 입체적 관계 맺기와 2. 공공공간 공유를 통한 관계 맺기, 그리고 3. 인간과 공간 사이의 관계 맺기를 시도하였다. 그 방법으로써 상가기능과 주거기능을 레벨을 통해 재분배하고, 기존에 있던 공공의 기능을 통해 엮어주었다. 또한 그 사이의 외부공간을 통해 더 풍요로운 장소를 만들고자 시도하였다.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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