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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터, 무늬 있는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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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도시·건축의 문제점은 바로 시민들과 함께 해온 과거의 기억들을 거침없이 지운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만약 지우개로 조금만 지운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우리는 새로운 것들로 자꾸만 현재를 덮으려고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과거의 흔적을 가선으로 남겨둔 채, 진한 선을 그 위에 그려준다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의미 있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희미하게 남아있는 옛 터의 흔적위에 현재를 얹어 청주시민들을 위한 하나의 청주시 역사문화공원을 제안하려고 합니다.
본 프로젝트는 2014년 청주 청원 통합이 확정됨에 따라 향후 비워지게 될 청원군청사 건물의 새로운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계획안입니다. 현재 청원군청이 위치한 청주시 성안동은 과거 읍성의 도시로서 청주시의 흔적과 기억을 안고 있지만, 청원군청 건물 뒤편에 가려져 30년째 시민들에게 희미한 기억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제 그 잊혀져가던 흔적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 가치 있는 장소로 되새겨질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터가 가진 기억과 시간의 켜 안에 청주의 역사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청주역사문화공원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site인 성안동은 성안에 있는 도시라는 뜻으로, 과거 읍성의 흔적들이 부분적으로 남아 역사적 node를 형성하고 있으며, 청주시의 가장 큰 번화가로서 유동인구가 많은 곳입니다. 기존의 청원 군청 부지는 과거읍성의 관아건물이 있던 영역으로 현재는 그 관아의 영역은 대부분 사라지고 그 중심건물인 동헌만이 남아있다. 부지 남측에 중앙공원[병영공원]이 위치하여 고밀도 도시공간에서 자연적 역사적 open-space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context를 바탕으로 ‘동헌을 중심으로 한 터무늬를 드러냄으로서 도시 역사적 연결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라는 설계목표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터무늬 즉, 땅의 기억을 바탕으로 잊혀진 역사의 흔적들을 현재에 맞게 재구성하여 장소의 기억을 되살리게 되며, 읍성내 역사적 노드의 시각적 연계를 위하여 성안동 내에 남아있는 세 지점에 전망대를 설치하여 도시안의 역사를 이어주는 하나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로써 ‘도시의 문화와 정체성은 오랫동안 사람들과 함께 해 온 것들에서부터 비롯된다’ 는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의 의미를 새롭게 드러내게 됩니다.
건물의 배치에서는 말 그대로 기존의 ‘터 무늬’를 이용하여, 기존의 동헌영역 추정도와 동헌의 배치축에 따라 지어진 현재 청원군청 배치도를 바탕으로 진행해 나갔습니다. 먼저, 동헌을 가리고 있던 부분과 동선으로 연결해야할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건물은 선택적으로 철거 하였습니다. 특히 부지 남측의 중앙공원으로의 동선적 연계를 위하여 주차전용건물과 상업시설의 일부를 철거하였으며, 현재 성안동 중심부의 많은 면적의 주차장으로 이용되는 공터를 함께 계획하였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과거의 흔적을 드러낸 뒤, 현재에 맞는 새로운 요소를 삽입하여 그에 맞는 건물을 증축 및 신축하게 되었습니다.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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