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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저자도(楮子島)의 회복과 치유를 통한 개인의 기억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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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60년대 강 이남으로의 도심 확장이 이루어 졌으며 그 과정에서 한강 섬들의 일부가 흙 채취 및 치수관계 정비 등의 이유로 서울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해당부지인 저자도(楮子島)는 청계천의 하류지점과 한강의 중앙부분이 만나는 위치로, 현재 서울 숲과 압구정동 사이에 존재했던 섬으로 60년대까지 서민들의 휴양지로 이용되었지만 1968년 저자도(楮子島)의 토사로 압구정동을 조성하는데 사용되면서 사라지게 되었다. 2009년 현재 저자도(楮子島) 위치에는 연간 30000m2의 토사가 쌓이고 있어 자연적으로 섬이 형성되고 있지만 홍수의 이유로 흙을 지속적으로 파내고 있다. 이에 한강전문가들은 그대로 방치하여 섬이 형성 되도 홍수 피해가 없을 것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본디 서울은 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도시였다. 근대에 들어 급격한 도시 팽창이 이루어졌고, 하루가 다르게 풍경이 변하여 갔다. 하루아침에 청계천은 도로 아래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고 저자도(楮子島)는 사라졌다.
그러는 동안도 우리는 일상을 살았다. 매일 일정량의 잠을 자야 했고 외로움을 털어내기 위하여 어느 거리에서 누군가를 만나기도 하였다. 우리의 기억이 생겨난 거리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 섰으며 장소는 생겨나기도 소리 없이 사라지기도 하였다. 물리적인 공간이 사라졌으므로 기억은 빠르게 잊혀져 갔다. 빠른 개발은 하나의 공간에 다양한 기억이 내포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기억들의 공유를 통하여 하나의 공간에서 발생했던 다양한 삶의 기억과 사건들을 공유함으로써 서울이라는 물리적인 공간의 한계를 넘어 서울이라는 공간이 우리에게 파생했던 잊혀진 다양한 공간적, 개인적 의미가 치유되고 회복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청계천과 한강을 주변으로 기억의 입출기- MD(Memory dispenser)를 배치한다. MD는 한강과 청계천 주변에 존재하는 일종의 파빌리온 (Pavilion)으로 개인들은 하루의 일상과 기억들을 디지털 이미지, 동영상, 텍스트 등으로 저장할 수 있다. 또한 이용자는 MD에서 그 주변 장소에 얽혀 있는 타인의 기억들을 열람할 수 있고(공개와 비공개는 본인이 설정할 수 있음) 또한 과거에 존재 했던 역사적인 사건들을 확인 할 수 있다. MD들이 서울에서 만들어내는 그리드(Grid)는 서울에서의 제3의 경계들을 설정한다. 이는 행정구역과 지리적 맥락에서 벗어난 한강과 청계천을 중심으로 한 기억의 경계로 사람들은 서울이라는 일정한 공간 안에서 얼마나 많은 사건들이 있었고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지 체험 할 수 있다. 또한 과거에 사라졌던 서울의 개인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저자도 자리에 위치한 Bank of Memory는 MD들의 메인 센터로서 기능한다. 2009년 현재 물 위에 떠있지만 향후 시간이 지나 Bank of Memory의 구조에 의해 자생적으로 섬이 형성된다. 구조(와이어)는 처음에는 건물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또한 유속을 느리게 하여 흙을 모으는 역할을 수행한다. 향후 섬이 형성됐을 때는 식물(담쟁이 넝쿨)이 자라고 새의 둥지가 되며 외부로 데크(deck)가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건물의 진입은 현재 존재하고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서울 숲 안의 다리를 한강 쪽으로 확장하여 이루어진다.
Bank of Memory의 저층부 에는 개인의 기억이 담긴 물건들을 저장할 수 있는 수장고가 존재하고 자동화 시스템에 의해 지하로 저장된다. 향후 섬이 생성됐을 때의 레벨에는 상점과 외부 극장이 배치되어 섬으로의 수평적인 확장을 도모한다. 전시공간에는 서울에서 발생했던 역사적인 사건들과 현재의 사건들을 기획, 상설전시로 구분하여 전시되고 도서관에서는 과거의 자료들과 MD들에 의해 모인 자료들을 열람할 수 있다. 최상층 부 에는 옥상정원이 배치되어 주변에서 바라보았을 때 하나의 섬처럼 보이고 건물의 이용자들에게는 서울과 한강의 경치를 파노라마로 제공한다. 급격히 변화하여 파괴되었던 장소들과 그 의미들은 섬이 복원되는 속도와 더불어 되살아난다.
Bank of Memory를 통한 잊혀진 섬 저자도의 복원과 천을 중심으로 한 과거 기억의 복원은 공간적으로 프로그램적으로 근대 안에서 각박하게 살아가고 잊혀져야 했던 모든 것 들에 대한 치유와 회복의 손길이자 희망적인 서울의 미래에 대한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