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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확장하는 도시 공간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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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은 이야기를 담는 존재이다. 기차를 위한 역사, 전자기기를 구성하는 기판 등으로 쉽게 설명할 수 있지만, 사회와 만나야 할 플랫폼은 앞선 의미와는 다른 가치를 가져야 한다. 이웃을 포용하여 소통하고, 외로이 살아오던 삶에 방향을 제시할 장소가 되어야 한다.
공공청사가 남긴 부지는 도시에 거대한 흔적을 남겼다. 거대하고 무성의한 건물과 함께 높은 담장으로 너른 터를 도시 벽으로 만들었다. 이전한 기관의 터는 대책 없이 남아, 도심이라는 터가 가진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터를 재생시키는 일은 플랫폼을 구성하는 작업의 첫 걸음이다. 큰 개발 사업으로 얻을 이익을 포기하는 대신 우리 이웃들에게 건강한 장소를 조성해주려는 노력이고, 사회에 건네는 사과이다.
관찰한 터는 대학교 인근의 작은 건물이 밀집된 주거지로, 외면하고 있는 우리 현실을 닮았다. 취업 준비로 지친 학생, 변두리로 이사를 강요당하는 사회 초년생, 오랜 삶의 터가 어수선해 지는 것을 목도하고 있는 노년층 등 다양한 삶의 모습이 뒤섞여 있었다.
이들이 요구한 것은 ‘만날 장소’ 였다. 현 상황을 딛고 일어나기 위해 이웃과 만날 장소, 자립적 커뮤니티를 만들 장소가 필요하다 말했다. 관과 기업의 선심성 지원 대신, 본인과 함께 살고 있는 삶의 풍경을 담을 장소를 원했다.
우뚝 솟아있던 건물은 도시가 형성된 질서에 맞게 분해하고, 분배하는 과정을 거쳐 사회에 되돌려 주었다. 분해된 건물은 터가 품고 있던 나무와 풀과 어우러져 조경이 되고, 높은 담벼락은 허물어져 보도가 되고 패턴이 되었다.
스스로 문화를 창조해 다른 소외된 장소로 뻗어나갈 영향력을 가질 수 있게 되기를 희망했다. 플랫폼은 다른 ‘것’ 에 대한 기반이지만, 창조의 기반이기도 하기도 한다. 삶의 모습이 뒤섞여 만드는 풍경은, 앞으로 사람들이 앞다투어 만들어낼 다양성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쉽게 드나드는 일상이지만,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가능성으로 충만한 새로운 풍경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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