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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행연行緣; 행위를 통해 연결되는 우발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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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 살아도 그 가치가 많이 퇴색된 지금, 우리는 각자의 목적에 따라 혼자사는 것을 택하게 되기도 한다. 1인가구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개개인의 필요에 의해서도 있지만, 이러한 개인주의적 사회풍조가 점점 깊어지고 있는 것에서 파생된 하나의 표상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개인중심적 사회 속에서의 주거행태와, 일어날 수 있는 공동체의 형태에 대해 1인가구를 대상으로 이야기를 풀어보았다.
더 이상 의무적인 공동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즉, 사람들이 함께하는 ‘모임’이 행위를 파생시키는 원인으로써 작용했었다면 이제는 개인의 선택에 따라 행위가 이루어지고, 그때그때 다른 행위들에서 일시적으로 우발적인 모임들이 나오게 된 것이다. 이러한 우발적인 모임들이 개인주의 사회에서 나타날 수 있는 공동체의 양상이라고 판단하였고, 그것을 기존 피로 엮이던 혈연과는 다르게 행위로 엮이는 ‘행연’이라고 규정하였다. 이 때 함께하는 것이 전제되어 있기에 공유와 공용을 강요하던 기존공간과는 다르게 개인성이 우선이 되고, 공유는 자신이 선택할 때에 취사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바뀌게 된다. 때문에 이에 맞는 공간구조 또한 기존 공용 거실으로부터 각 개인의 실로 흩어졌었다면 방해받지 않고 개인실로 접근한 후, 자신의 선택에 따라 공유공간으로 진입할 수 있는 구조로 바꾸어 계획하였다.
형성된 공극으로의 연결은 개별주호로의 진입과는 다른 길을 취하게 된다. 도시에서 개별주호로 가는 길은 단순하고 명쾌하다면, 집에서 나와 공유공간으로 가는 길에서는 보다 다체로운 만남이 산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동선을 복잡하게 계획하였다. 이 때, 이것을 건축적으로 쌓아가면서 공간으로의 수직이동을 해결해야 했기에 이러한 수직이동은 기능공유공간을 같은 평면단위지만 2층 높이로 구성하여 주호 사이사이에 관입시킴으로써 수직이동또한 가능하게 하였다. 이렇게 형성된 행위공유공간이라는 공극은 어떤 이들의 작은 영화관으로도, 그들만의 헬스장으로도 기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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