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 사회 연결망]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의 흐름은 우리가 매 순간 반응하기에 버거울 정도로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삶속에 영역을 늘려가고 있다. 가늠할 수 없는 기술의 발전과 변화 속에 살고 있는 우리는 간혹 두려움을 느끼고 알 수 없는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감을 표출하기도 하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 기술은 점차 안정화를 이루며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한다. 현재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 4차 산업은 또 다시 우리의 삶과 공간을 혁신적으로 바꿀 가능성을 내포하고, 건축을 하는 우리는 이러한 가능성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할 책임을 갖고 있다.

4차 산업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람이 매시간 직접적인 개입 없이 인공지능과 사물 인터넷에 의지 하여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지능과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지능과 공간은 인간이 전에 겪어 보지 못한 삶을 제공 할 것이라 믿고, 드론(drone)이 인간과 인공지능으로 구성된 새로운 삶 안에서 하나의 연결 통로이자,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근래에 드론은 배송, 농업, 교통량 및 생태계 조사, 건축, 안전 서비스 등 다방면으로 사람이 개입하기 어렵거나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곳에서 손쉽게 상용화되기 시작하였다. 드론은 외부에서 인간이 겪는 물리적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 뒤 인공지능과 연결되어 인간에게 더 나은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내포 하고 있다.

드론 : 사회연결망은 새로운 4차 산업으로 연결될 미래에, 인간과 인공지능이 자연스럽게 연결된 환경을 조성하여 인간의 삶을 한 층 풍요롭게 만드는 것에 초점을 둔 프로젝트이다. 건축 또한 산업과 비례하여 매 순간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기존 건축 설계 방식은 아직도 평면도에서 입체화를 형성하는 것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한계에서 탈피하고자 digital fabrication과 같이 현대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건축 외피 설계 방식을 적용하여 단지 프로그램을 만들고 건축화 하는 과정에서 벗어나, 패턴을 연구하고 구조와 기능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인간을 포함한 세상의 많은 것들이 수많은 패턴으로 하나의 구성체를 형성하고 있듯이, 건축 또한 선과 면으로 이루어진 패턴으로 시작하여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는 건축물의 일부분으로서 역할을 맡을 수 있다.

[패턴]

패턴의 시작은 단순히 종 횡 방향으로 크기가 일정하게 변하는 해치 (hatch)에 의해 구성이 된다. 일정한 변화를 따르다보면, 물결무늬로 형성이 되는 하나의 전체적 패턴 구성이 완성된다. 패턴 종합은 건축화 과정 (tectonic)을 통해 기능화 및 형태화 되어 건축의 일부분으로서 자연과 건축물의 사이에서 새롭게 전개 되었다. 패턴 변화 과정은 하나의 긴 종이 (paper strip)로 패턴을 입체화 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접기 (folding)를 통해 평평한 종이는 입체화 되어 빈 공간 (void)을 만들고, 외부의 압력으로 부터 발생하는 외력을 견딜 수 있는 내부적 힘을 갖게 된다. 또한 삼각뿔 형태의 입체화된 패턴은 일정한 높이 변화에 따라 빈 공간의 높이를 변화 시킬 수 있어, 다양한 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적용 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지 분석]

선택한 대지는 경기도 수원 외곽에 자리하고 있는 이목동의 비어 있는 자투리땅으로, 수원을 빠져 나가고 들어오는 교통의 중심이 되는 곳이며, 주변에 새로 구성된 주거 단지와 기존의 공장이 위치하고 있어 산업 기반과 지역 주민의 삶이 혼합된 곳이기도 하다. 대지에 가장 흥미로운 점은 산에 위치한 저수지로부터 흐르는 서호천이 대지 한가운데를 가로지르고, 그 바로 옆에는 야외 수영장이 조성되어 실제로 많은 방문객들이 여름에 여가를 즐기는 곳이다. 이목동은 오래전부터 서울과 외부 지방을 연결해 주는 중요한 교통의 통로로서 상징적 역할을 갖고 있다. 역사적으로 정조가 아버지였던 사도세자의 능에 참배를 하기 위해 지났던 지지대 고개가 위치하고, 6.25 전쟁 중 프랑스 군이 한국에 처음으로 진지를 구축하던 곳으로서 교통과 이동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곳이다. 2017년 발전된 교통과 이동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이목동은 교통의 중심으로서 역할을 부여 받을 수 있을 것이고, 자연과 사람 그리고 이동이 조화롭게 혼합된 곳으로 재해석되기를 희망 한다.

서호천은 수원시를 종 방향으로 가로지르는 다양한 생태계를 위한 삶의 장소이자 안식처 이다. 서호천을 따라 조성된 자전거 길은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여가의 시간을 보내거나 도시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생태계와 만나는 장소이기 때문에, 기존의 서호천의 프로그램적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미래의 청사진을 그렸다. 드론의 경우 높이 제약이 존재하기에 주변 높은 아파트를 피하면서 드론이 원활한 항로를 만들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길은 서호천 뿐이었다. 따라서 새롭게 구성될 공간은 서호천을 중심으로 양방향에 기능적 공간을 구성하여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다.

[공간구성]

드론 사회 연결망은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는 드론이 정해진 구역 내에서 작업을 수행하고 다시 돌아와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 되어 있다. 벌집과 같이 패턴 사이를 작은 드론이 매 시간 움직이며 정보를 수집 하거나 작업을 직접 수행하고 복귀하는 구조이다.

전체적 구성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담당하는 곳으로 나뉘어 드론이 수집해 오는 수많은 정보를 저장 및 보호 할 수 있는 BIG DATA 및 스마트 센서가 있는 소프트웨어적 공간과, 드론이 직접적으로 이착륙 할 수 있는 활주로 및 관제실이 설계된 하드웨어적 공간으로 만들어 졌다.

[외피의 구성]

패턴을 입체화 하여 타워와 연구소의 커튼월로 감쌌다. 건물 내부에서 발생하는 많은 양의 열을 자연 바람을 통해 외부로 배출 할 수 있게 패턴을 나열하고 크기를 조정하였다. 연구동은 서호천을 따라 바람이 불어 오는 방향을 이용하여 공간이 종 방향으로 계획되었고, 입체화된 패턴이 나열되어 자연 바람이 실내로 들어 올 수 있게 설계 되었다.

입체화된 패턴은 3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첫째 드론의 이동통로, 두번째 자연 바람의 유입로 마지막으로 여름철 차양 역할로서 직접적인 햇빛을 막아준다. 일사각을 조사하여 태양이 가장 높게 뜨는 오후 12시에서 3시사이 방향으로는 외부로 더 많이 노출된 차양 (패턴)이 배열되어 실내로 들어 오는 직접적인 자외선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구조 및 결말]

기본적인 건축물 구조는 튜브 프레임 구조로 건물 내부에 중심이 되는 코어가 존재하고 외부를 향하여 기둥과 커튼월이 존재하여 건물의 하중을 분산하여 지탱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입체화된 패턴은 인간이 외부에서 오는 다양한 공격으로 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입은 옷과 같은 존재이다. 선택한 지역은 깨끗한 자연 환경과 지역 생태계가 잘 보존 되고 있는 곳으로서 최대한 자연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드론이 새로운 교통으로 계획 되도록 노력한 프로젝트의 일환 이었다. 패턴이 입체화 되어 커튼월로서 기능적 역할을 담당 할 수 있도록 배열 및 사이즈를 조절 하였고, 서호천의 물길이 흐르는 방향을 따라 공간을 구성하였다. 건축물 내부에서 발생하는 많은 양의 열을 자연의 힘으로 방출함과 동시에 4차 산업의 일부인 드론이 기능적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건물의 외피에서 찾아보려 하였다. 또한 실제로 많은 지역 주민이 여가 시간을 보내는 장소이기에 건물 내부에 주민들이 자연과 함께 드론을 즐길 수 있도록 실내 가든과 전망대를 설계하여, 새로운 기술과 소통하는 기회를 열어 주었다.

건축은 급속도로 발전하는 기술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두려움과 걱정을 벗어나기 위해서 새로운 환경을 조성해야 된다고 믿는다. 드론 : 사회 연결망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건축 설계 방식에서 벗어나, 설계 과정부터 다양한 디지털 방식을 이용하여 자연과 인간 그리고 기술이 조화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프로젝트이며, 앞으로 건축가들이 더욱 고려해야 할 문제들을 하나씩 나열 하였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펼쳐질 예측할 수 없는 환경과 인간을 위해 건축을 하는 우리는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