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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마을형 보행 환승센터 : 성동구치소, 아홉 개의 문을 아홉 개의 마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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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ighbor Pedestrian Station: Nine Squares from Nine Gates of Seongdong Prison
윤경익 고성준 / 한양대학교
더 나은 미래에 대한 갈망, 발전의 원동력이자 성장의 근원이다. 60~70년대의 경제 개발 5개 년 계획은 더 나은 미래의 삶을 위해 진행되었다. 경제의 성장이라는 목표 아래 산업을 육성하였고, 효율적 발전을 위해 사회 간접 자본과 기반 시설의 확충에 전념하였다. 반면, 도시가 발전할수록 마을의 가치는 점점 망각된다. 삶터, 즉 마을은 더 이상 자생하지 못한다. 도시 속에, 혹은 도시 주변에 기생할 따름이다. 집을 나서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이전까지 보행하는 공간, 삶이 아닌 생존을 위해 활동하는 범위가 현대의 마을이다. 집으로부터 지하철이나 버스를 탑승하기까지의 동선과 주변 상권이 본인의 마을이 된 것이다. 심지어 어떤 이에게는 자가용을 탑승하기 위해 이용하는 엘리베이터나 계단이 본인의 마을일 수도 있다.
대상지 주변의 80~90년대에 지어진 4~6층 규모의 공동주택과 지층의 필로티 주차장, 그리고 그들을 촘촘히 연결하는 이면도로는 주거와 교통이라는 기능에 의해 점유된 도시 속의 마을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마을의 한가운데에는 도시를 위한 시설인 구치소가 40여 년간 7만8,758m2를 점유하고 있었다.
구치소에서 외부와의 단절을 위한 아홉 개의 철문은 외부와의 교류와 공존을 위한 아홉 개의 마당으로 변모한다. 마당의 경우 기존 구조물을 활용하는 방식에 있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설계되어 과거의 구축을 존중하며 현재와 미래의 상황에 대응하도록 고려하였다. 큰 유휴시설을 활용하여 마을 곳곳에 산재해 있는 차량에 의해 점유된 유휴시설을 활성화한다.
우리는 늘 발전을 갈망한다. 발전은 항상 도시의 관점으로 진행되어 왔다. 재생이 아닌 재개발을, 마을의 언어가 아닌 도시의 언어만을 이용하고자 하였다. 오늘, 우리에게는 위기가 찾아왔고 도시의 허점이 드러났다. 내가 걷는 나의 마을로 이목이 다시 집중되었다. 이 위기가 도시와 마을의 발전과 성장, 그리고 공생을 위한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위기 속에서 미래의 단초를 발견하여 내일을 준비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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