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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행궁 옆 자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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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소는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해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받아들이고 그에 맞는 도시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중건 문화재와 기존의 건물이 한 장소를 점유하는 문제를 맞닥뜨리면 기존의 도시행정에서는 중건 문화재를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저는 2012년에 문제로 제기되었던 수원시 화성행궁의 객사인 우화관 터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신풍초등학교를 대상지로 선정하면서 이러한 양팔 저울 사이에서 주민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접하면서 건축학도로서 답을 찾고자 했습니다.

물론 문화재는 지역의 역사성과 전통 그리고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중건문화재의 대부분은 과거의 것을 유사하게 다시 만들었을 뿐 그 역사를 지속할 수 있다고 말하기에는 의문이 생깁니다. 현재의 역사가 지속되고 있는 곳에서의 맥락은 순식간에 옛 것을 재건한다는 개발 아닌 개발안에서 무시됩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하나의 역사 위에 하얀 도화지를 덮어버립니다. 여기서 우리가 집중해야 할 문제는 그 문화재들이 다시 들어설 자리에는 현재의 시간이 쌓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현 장소의 이슈는 수원화성이 유네스코에 등록된 세계문화유산으로 그의 핵심 프로그램으로 화성행궁이라는 역사적인 장소가 있습니다. 그에 걸맞게 내려진 도시행정은 화성행궁의 완전한 중건을 목표로 진행되었고, 그러한 시의 정책 앞에서 우화관 터의 신풍초등학교 학생들은 졸업할 학교를 잃게 됨을 통보받았습니다. 하지만 학교는 도시형성의 중요한 프로그램입니다.

성곽내부의 도시의 성격을 바꾸어 대규모 관광단지로 변화를 모색한다고 할수 있지만 역사도시 경주처럼 사람이 떠나가는 역사도시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도시를 형성하는 요소인 학교는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하고 없애는 것이 아닌 축소하거나 혹은 다른 프로그램을 더하는 방법 등의 대안을 찾아보아야 합니다.

하지만 2018년에 신풍초등학교는 사라짐으로써 화성행궁 근처 주민들의 삶은 지속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관광객 또한 관광지에 역사적인 건물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곳에서 지속적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더 새로울 것이고 수원화성이 지속적인 개발 가능한 장소가 될 것입니다.

과연 관광할 역사적 건물은 있지만 삶이 없는 곳에서 혹은 지역주민이 외면해버린 역사도시에서... 한 쪽의 저울에 무게를 실어주는 것만이 최선의 해결책이 될 수 있겠습니까?

 

제가 생각하는 해결책은 기존의 건물이 현재의 도시에서 충분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면, 새로 짓는 문화재를 우선 시해야 한다는 이유로 사라짐을 강요받아서는 안되고 같이 공존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먼저 복원 문화재의 영역을 문헌적 고증을 거친 자료를 통해 선정하였고 초등학교와 우화관의 관계를 정리하였습니다. 다행히 두 건물은 약 10m 거리를 두고 떨어져있었습니다. 물론 두 건물이 만나 새로운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보다 객사의 문화재적 기능과 학교의 교육적 기능이 분리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사용자가 공간을 시간대별로 구분하여 사용하는 방법으로 공간이 담는 프로그램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외피디자인을 통해 문화재의 배경과 도시의 맥락의 일부가 되는 학교모습을 과거와 현재의 재해석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실내공간은 기존의 초등학교의 프로그램과 아이들이 주변의 화성행궁을 바라보고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재설계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문화재와 주민들이 함께 공생하여 그 모습이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기억에 남는 장소가 되기를 바라며 설계를 완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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