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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벽이 흘러내려 산이 되다 : 낙원상가 재생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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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
낙원상가는 태생부터 도로를 무단으로 점용한 불법건축물이라는 사생아라는 곱지 않은 시선과 과거 유흥 문화와 게이코드로 상징되는 문화적 변방의 아이콘으로서의 인식으로 최근 철거 논란으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아시아 최대의 단일 악기상가라는 독보적인 경쟁력으로 복고문화의 부흥과 함께 지속적인 활기를 유지해왔고 철거와 존립 사이에서 불안한 줄타기를 계속하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서울시는 지속적으로 도시의 흉물이 되어버린 근대건축들을 철거하고 기존의 상권을 새로운 지역으로 옮기는 일을 해왔지만 결과적으로 기존의 상권만 사멸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낙원상가 또한 도로를 점유하고 도시적 맥락을 파괴해온 주범이라는 명백한 죄가 인정되나 그렇다고 완전히 철거하고 기존의 악기상가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것은 그동안 지역의 문화로 뿌리 깊은 상권을 산산조각 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 뻔하다.
전략
건축의 재생은 기존의 죽은 것을 다시 살리는 것이나 기존의 없던 것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닌 기존의 것을 바탕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시대의 변화에 요구되는 것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낙원상가 건축의 결과가 도시에 불편함과 비상식적 결과를 만들었다고 해도 50여년간 만들어진 지역의 문화가 수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아있기 때문에 건물을 완전히 밀어내거나 혹은 그 자리에 전혀 다른 건물을 새로 짓는 것은 장소에 담긴 공통의 기억 기반을 송두리째 지우는 일이며 결국은 긴 시간이 걸리는 도시의 역사성과 정체성 및 장소성을 일순간에 파괴하는 것이다. 결국 이번 작품을 통해 제시하고자하는 방향성은 악기상가라는 소프트웨어의 기본적인 골격을 유지하면서도 사람들에게 장벽으로 인식되고 도시적 맥락을 훼손했던 하드웨어의 부분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도시적 맥락에 부흥하고 장소의 기억을 유지하면서도 시대가 요구하는 건축적 기능과 공간의 감성을 담아내고 미래지향적인 지속가능한 장소성을 재생산이다. 기존의 벽과 같이 서있던 낙원상가가 50여년의 세월동안 주변과의 소통에 반응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도시적 맥락에 순응해 건축적 풍화를 통해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여 기존의 벽을 허물고 산처럼 소통을 위해 흘러내린다. ‘산’이라는 형태적 언어적 은유는 바로 이러한 생각의 집약된 표현이다.
구축
광역적으로 보면 남산과 북악산을 잇는 삼일대로 위에 서서 두 곳의 산을 도로로 열린 경치를 볼 수 있는 유일무이한 입지이며 동서로는 인사동과 종로3가라는 전통적인 상권이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주변으로의 열린 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상권간의 연계를 살리는데 중점을 두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낙원상가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일단 도로 위에 건물이 들어서다보니 지상에서 사람들의 시선과 동선이 단절되어 결국 지역 간의 경계를 만든다. 이를 허물기 위해 지상으로 지역 상권을 끌어내리고 사람들이 보다 쉽게 낙원상가로 접근하도록 내부의 프로그램을 노출시키고 녹지를 활용해 주변의 고밀의 환경에 숨통이 트이도록 했다.
세부적으로 악기상가의 경우 미로와 같은 구조로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는데 상업가로를 3개로 간소하게 해서 중심가로에 악기상가들을 배치하고 그 후면에는 악기관련 서비스상가와 휴식공간이 배치되도록 했다. 또한 이러한 공간에서 기존의 악기상가라는 것 외에는 사람들에게 감흥을 주지 못했던 단조로운 공간과 획일적인 장소를 변화시키기 위해 악기와 관련된 스튜디오, 노천극장, 공연장 등을 산이라는 형태가 주는 공간적 특이성에 맞게 배치했다. 이를 통해 단지 악기를 사는 곳이 아닌 악기를 연주하고 배우고 공연을 보는 복합적인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의 아파트는 공공성의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인사동이라는 관광명소와 연계시켜 서울 시내에 부족한 게스트 하우스를 배치해 시너지 효과를 유도했다. 마지막으로 닫힌 공간을 외부를 향해 열어줌으로서 자연광의 투입과 공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함으로서 환경적으로도 지속가능한 건물로 기능하도록 했다.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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