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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흔적의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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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에 많은 흔적들이 남아 있다. 그 흔적들은 우리에게 추억을 떠올리게 하거나, 좋은 공간이 되어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그 흔적이 아픈 기억이 되어, 다가가지 못하고 두려움에 대상이 된 곳이라면 이 곳을 어떻게 해줘야 할까? 그렇게 흔적(痕迹)의 치유은 시작 되었다.

 

옛 국정원, ‘살아서 들어가면 죽어서 나온다.’는 말이 전해졌던 그 곳, 청주시 한 가운데 위치한 그 곳이 이제는 되살아나야 한다. 16년간 방치되어 오던 국정원은 북쪽 8차선 도로 와 대지를 가로 막는 8m의 거대한 옹벽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 옹벽은 대지로의 시선을 차단시키며 사람들의 발길은 막은 거대한 장애물로 남아있었다. 나는 이 대지를 가로막고 있는 옹벽을 개방시키는 것부터 출발하였다.

 

옹벽은 도시에서 과연 어떤 이미지일까?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웅장한 옹벽에 거부감을 느낄지 모르겠지만 눈이 오는날 옹벽에 싸인 눈과 벽을 타고 올라가는 담쟁이 넝쿨, 봄이면 피어나는 개나리 꽃은 지역주민에게 추억으로 남아있다. 난 이 옹벽을 보존하는 동시에 개방시키는 모순되는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개방을 위해서 뚫을 수밖에 없는 일이 지만 난 옹벽을 타고 올라가는 길(경사로)을 만들어 주었다. 옹벽에 있던 사람들의 추억은 옹벽을 타고 올라가는 길은 대지와의 전이 공간이 되어 막혀있던 길과 대지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사이트 내부의 긴 대지의 공간은 한쪽의 편중되어 있는 건물을 여러 공간으로 구획하여 옛날에 흔적을 지우고자했다. 나누어진 공간들은 단순히 각각의 다른 공간들이 아니라 연결되며 관계을 맺어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냈다.

 

국정원의 흔적은 아픔 추억의 흔적과 옹벽의 추억의 흔적이 있었다. 아픔의 공간은 새로운 공간으로 치유하고 추억의 공간은 보존하는 동시에 사이트의 폐쇄성을 개방시키며 흔적의 치유를 시도하였다. 그렇게 함으로써 흔적의 치유를 통한 옛 국정원은 새로운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새로운 추억을 그들에게 전해 줄 것 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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