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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장항, 단비로 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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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한 어업중심의 조용한 포구마을이었다. 장항에 개발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부터였다. 대륙침략 전쟁을 위해서는 외국에서 필요한 무기를 사들여야 했고 금·은이 필요해진 일본은 우리나라 곳곳에 제련소를 세워 수탈해왔다. 수탈대상지로 지목되었던 장항엔 갈대밭과 갯벌을 간척해서 장항제련소를 세우고 국토의 맥을 끊기 위해 90M나 되는 굴뚝을 박았다. 해방 후 급속한 산업화시대가 왔고, 장항제련소는 국영기업체로 운영되면서 장항을 잘나가는 개발도시로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장항제련소의 화려한 번영 뒤에는 중금속오염이라는 후유증이 있었다. 이 지역에서 길러낸 농작물의 중금속 수치는 타 지역보다 훨씬 높아 수확물을 소각해야했고, 마을 주민 상당수가 암으로 생명을 잃을 정도로 이곳의 암 발생률은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공장의 굴뚝과 광산을 통해 자연으로 배출된 중금속은 공장이 멈추고 폐광이 되어도 끊임없이 생태계를 오염시킨다. 카드뮴, , 수은, 구리 등으로 대표되는 중금속은 체내에 축적되어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킨다. 중금속과 공해로 얼룩진 장항의 환경파괴문제는 건축적인 시설물로 해결하기엔 너무 소극적인 대처라고 생각했다. 대지를 살리고 인간을 살리는 적극적인 자연회복 방법으로 접근하고 싶었다. 그래서 옛 장항제련소의 굴뚝과 돌산에 빗물을 받아 물의 자연정화방식을 이용해서 물이 장항을 돌아 오염된 땅을 정화시키고 자연으로 회귀한다는 컨셉으로 접근했다. 자연정화시설은 BOD, 중금속 등 다양한 오염물을 처리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수질정화 이외에 자연경관 개선, BIO-TOP 형성, 시민휴식 공간 활용, 자연학습 공간을 제공해준다. 옛 장항제련소의 굴뚝은 일제시대 수탈의 흔적이자 오염의 기념비이다. 장항의 상징인 굴뚝을 돌산위에 받은 빗물을 저장하고, 장항으로 물길이 퍼져나가게 하는 시작점으로 재탄생시켜 생태정화의 물기둥으로 바꿔주면서 자연으로의 회귀는 시작된다. 장항에 내리는 빗물은 바위산 꼭대기에 모아서 침전시킨다. 침전이 끝난 빗물을 바위산의 높이를 이용해서 산을 타고 흐르게 하는 낙차정화과정을 지나 희석되는 연못으로 모인다. 공단 안에서 사용 중인 공장건물에서 나오는 공업폐수는 장항의 오염된 대지를 돌면서 침전, 여과, 생물산화(갈대정화)를 지나면서 자연정화되는 동시에 오염된 땅을 쓸어내고 자연을 다시 살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연못에서 정화된 빗물과 희석되고 깨끗한 정화수가 된다. 정화수는 장항을 자연으로 회귀시키고 금강으로 회귀한다. 장항, 그 오염된 땅을 단비로 촉촉이 적셔 오염을 씻어내고 자연으로 되살아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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